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한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앞에서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한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앞에서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급락했던 카카오 계열사 주가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인한 4분기 실적 악화 및 브랜드 가치 훼손이 불가피한 만큼, 반등을 이어가려면 신뢰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낮 12시 현재 카카오 주가는 전일 대비 200원(0.41%) 오른 4만8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또한 각각 1만6950원(+350원, 2.11%), 3만6150원(+1550원, 4.48%), 3만8450원(+1050원, 2.81%)으로 전날의 충격에서 회복하는 모양새다.

지난 15일 발생한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으로 주말 내내 서비스에 차질을 빚었던 카카오는 사건의 여파로 인해 17일 주가가 급락했다. 실제 14일 39조1660억원이었던 카카오 계열사 전체 시가총액은 17일 개장 후 10분 만에 3조4761억원이 증발해 35조689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날 카카오는 전일 대비 3050원(-5.93%) 내린 4만835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카카오뱅크(-5.14%), 카카오페이(-4.16%), 카카오게임즈(-2.22%) 등도 주가가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반면, 상대적으로 빠르게 복구를 마친 네이버는 1500원(0.91%) 오른 16만7000원으로 장을 마감해 카카오와 대조를 이뤘다. 

특히 기관·외국인의 매도세가 뚜렷했다. 이날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은 각각 776억원, 827억원등 총 1603억원의 카카오 그룹주를 매도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카카오 그룹주를  1599억원 사들이는 등 저가 매수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카카오 그룹주가 월요일의 충격에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당분간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의 여파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는 진단도 나온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로 인해 카카오는 4분기 실적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예지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오후 10시 기준 비즈보드를 비롯한 카카오의 광고 서비스가 복구되지 않은 점을 고려했을 때 4분기 실적 영향은 불가피하다”며 “4분기 추정치 기준 톡비즈 광고 부문의 매출 비중은 14%이며 상반기 카카오 별도 영업이익이 22%임을 고려하면 이익 기여도는 더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이어 “보상관련 해서는 SK와 책임 소재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나, 카카오T와 가맹 계약을 맺은 T블루, 벤티, 블랙 기사들의 영업 손실에 대한 보상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2분기 말 기준 카카오T와 가맹 계약을 맺은 택시 대수는 총 3만 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지난 주말 동안 나타난 서비스 장애와 관련 매출 감소, 보상 등으로 인하여 4분기 실적의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정확한 규모를 예측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나, 카카오의 대부분 서비스가 멈췄다는 점에서 카카오 국내 사업의 전체 일매출인 약 150억원 이상이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목상권 침해, 쪼개기 상장, 스톡옵션 먹튀 등 연이은 논란으로 훼손된 카카오의 브랜드 가치가 이번 사건으로 인해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점도 문제다. 안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카카오를 비롯한 자회사들의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고, 상장한 자회사들의 일부 임원이 주식을 매각한 사건 등으로 최근 카카오를 둘러싼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사건까지 발생한 상황”이라며 “카카오를 둘러싼 단기 센티먼트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올해 2분기 기준 카카오톡의 MAU 는 약 4750만명”이라며 “사실상 전 국민이 이번 사태로 인해 불편함을 겪었고, 카카오의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의 브랜드 프리미엄이 퇴색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이 단기적인 실적 악화 및 비판 여론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성장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 연구원은 “상반기 카카오는 향후 성장 전략에 대해 카카오톡 프로필 영역 개편, 오픈채팅 수익화 등 카카오톡 개편을 통한 톡비즈 매출 성장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며 “물론 이번 사태로 카카오톡 개편 과정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진 않겠지만, 광고와 커머스 영역 확장에 불필요한 제동이 걸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구성중 DS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데이터센터 화재가) 기업실적에 주는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제한적”이라면서도 “카카오생태계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기에 이번 화재는 카카오 서비스의 충성도를 하향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구 연구원은 이어 “카카오향 여론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이번 이슈는 기타 서비스들에 대한 국내 신규고객의 유입을 저해할 수 있다”며 “플랫폼 규제 강화로 국내 버티컬 서비스 확장이 제한될 가능성이나 인프라 관련 비용 증가도 잠재적 우려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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