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데이터 복구 작업을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관계자들 = 뉴시스
카카오 데이터 복구 작업을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관계자들 = 뉴시스

[이코리아] 15일 오후 SK C&C 판교 인터넷 데이터센터에 발생한 화재의 영향으로 네이버와 카카오 등 각종 인터넷 서비스가 장애를 겪었다.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인터넷 서비스들이 정지되어 많은 이용자가 불편을 겪었다. 

카카오톡, 카카오T, 카카오맵, 카카오뱅크 등 전반적인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이용자들의 불편이 잇따랐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받은 기프티콘을 사용하지 못한 이용자가 속출했다. 카카오 모빌리티로 대여한 전동킥보드를 반납할수 없어 요금이 50만원을 돌파했다는 게시물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게임에도 접속 오류가 발생해 주말을 맞은 게임 이용자들 역시 불편을 겪었다. 

사태가 일어난 직후 카카오 관계자는 “세부 장애 범위 등은 파악 중이며, 빠른 복구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주말 밤샘 복구작업을 거쳐 카카오톡 메시지 등 주요 서비스는 순차적으로 복구되었다. 하지만 아직 복구가 왼료되지 못한 서비스도 일부 존재한다. 같은 데이터센터에 입주한 네이버, SK텔레콤 등의 서비스는 대부분 정상적으로 운영되었거나, 빠르게 복구되었지만 카카오톡의 서비스는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

카카오톡은 2010년에 출시되었다. 올해 초 기준 4700만명 넘는 이용자가 카카오톡을 사용중이다. 하지만 매년마다 잦은 서비스 장애를 겪으며 미흡한 재난 대비가 여러번 지적되어 왔다.

트위터 공지사항 통해 확인 가능한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 내역 = 이코리아
트위터 공지사항 통해 확인 가능한 카카오톡 서비스 장애 내역 = 이코리아

이코리아는 트위터에 올라온 확인 가능한 카카오팀의 공지사항을 바탕으로 2015년부터 카카오톡에 이용장애가 발생했던 내역을 정리했다. 표에 따르면 카카오톡은 매년 최소 2회 이상의 이용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년에는 한 해에 5회의 이용 장애가 발생했다. 이번 사태는 2월의 QR 체크인 오류와 이번달 4일의 이용장애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벌어진 서비스 장애다.

데이터센터의 문제로 인해 카카오톡에 이용장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카카오톡은 2012년에는 LG CNS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전력 장애로 4시간 가량 먹통이 되었으며, 이 당시에도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한 곳에 전산설비를 모두 맡긴 점이 지적받았다. 당시 경영진은 중장기적으로 여러곳에 서버를 분산 운영하고 이원화 체계를 갖추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재난으로 카카오톡이 먹통이 된 대표적인 사례로는 2016년 경주 지진 당시 전국적으로 통신량이 폭주하여 메시지 통신이 지연된 사례가 있다. 당시 카카오는 “지진의 영향으로 순간적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해 서버에 오류가 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비상상황에서의 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카카오는 서비스 장애가 발생할 때마다 원인에 대해 명확하게 해명하지 않아왔다.  매번 재발 방지를 약속해 왔지만 서비스 장애는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결국 장시간의 광범위한 서비스 장애를 겪게 된 이번 사태로 인해 카카오는 전산망 분산, 서버 백업 등의 재난 방지 대책이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검증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관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 하는 이종호 과기부 장관 = 뉴시스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관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 하는 이종호 과기부 장관 = 뉴시스

정부도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과기부는 ‘방송통신재난대응상황실’을 설치해 복구 지원에 나섰다. 이후 상황실은 이종호 장관 직속의 ‘방송통신재난대책본부’로 격상되었다. 16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카카오, 네이버 등의 디지털 부가 서비스 중단으로 우리 국민께서 겪고 계신 불편과 피해에 대해 매우 무겁게 느끼고 있다.”라고 입장을 밝히며 신속한 정상화를 주문했다. 국회 과방위에서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24일 과기부 종합감사에 SK그룹, 카카오, 네이버 등 이번 사태의 관계자를 잇따라 증인으로 채택해 사태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다.

안정적 전기통신서비스를 규정한 '넷플릭스법' (전기통신사업법 22조)의 실효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3일 과기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2020년 12월에 넷플릭스법 시행 이후 10월 초 까지 네이버, 카카오 등 부가통신사에서 27건의 장애가 발생했다. 하지만 부가통신사업자는 이용약관 신고 의무가 없고 배상 기준도 모호해 실제 배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번 카카오 서비스 장애는 수많은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끼쳤다. 반복되는 서비스 장애 사태를 방지할 근본적인 대책이 이제는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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