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 사진=한화건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 사진=한화건설

[이코리아] 한화건설의 이라크 신도시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 사업은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신도시를 짓는 것이다.

10만 세대의 주택을 포함해 교육시설과 병원, 경찰서, 도로 등 기반시설을 조성하는데 총사업비 101억 달러(약 11조3400억원)가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한화건설은 2012년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와 2015년 사회기반시설 공사를 각각 수주했지만, 이슬람국가 전쟁과 코로나19 확산에 공사비 지급까지 밀리면서 공사가 2년 가까이 멈춰 섰다.

완공도 한참 남은 데다 발주처로부터 못 받은 돈도 훨씬 많다. 실제 주택 건설 진행률은 절반이 채 안 되고, 인프라 건설도 3분의 1에 못 미쳐 갈 길이 아직 먼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이라크 정부가 공사 재개를 위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뾰족한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 

쟁점은 그간 미지급된 공사비다. 한화건설 측은 미수금을 받아야 공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화건설 측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해당 공사와 관련한 미수금은 약 7573억원에 이른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한화와 합병을 앞둔 한화건설로서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양측의 합병 시너지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한화건설의 실적 개선이 필수다.

한화건설이 내세운 올해 실적도 차질이 예상된다. 한화건설은 올해 매출 4조5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 이상을 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50%, 영업이익은 10% 이상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화건설의 올해 전반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연결기준으로 1조576억원의 공사미수금 가운데 이라크 비스마야 관련 프로젝트만 약 8000억원에 달한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이 1년 더 지연되면 추가로 225억 원가량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한화건설의 이 사업은 올해 2분기 기준 공사 진행률이 44.99%다. 계약상의 공사종료일이 2027년 12월 말이지만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라크  신도시 공사 미수금 문제는 한화건설의 재무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그룹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해결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이라크 신도시 사업 초기 직접 건설 현장을 찾았을 정도로  열의를 보인 바  있다. 2012년 7월 29일 이라크를 방문한 김 회장은 “하늘이 우리나라에게 준 절호의 기회다. 이라크 신도시 건설을 통해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자”라며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에 내 야전 숙소도 만들어 두라"고 말했을  정도로 애착을 보였다.

이런 점을 들어 한화그룹 내부에서는 이라크 정부 내에 인맥이 있는 김승연 회장이 직접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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