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을 발표하는 모습. 출처=국토교통부 유튜브 채널 갈무리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을 발표하는 모습. 출처=국토교통부 유튜브 채널 갈무리 

[이코리아] 16일 발표한 윤석열 정부의 첫 주택 공급 대책에는 신도시의 교통망 조기 확충과 주택 품질 확보 등을 통한 ‘살만한 집’에 대한 방안도 함께 담겼다. 

국토교통부는 아직 입주가 시작되지 않은 3기 신도시에 대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의 조기 개통과 착공을 추진한다. 

GTX-A노선의 개통은 이번 정부 임기 내인 2024년 6월 이전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GTX-A는 파주 운정-서울역-삼성역-수원 동탄에 이르는 교통선이다. C노선은 2023년 착공·2028년 개통, B노선은 2024년 착공·2030년 개통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된다.

국토부는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GTX A·B·C 노선 연장 및 D·E·F 노선 신설 등 GTX망 확충 사업에 대한 최적의 노선 마련을 위해 사전 타당성 조사를 마쳤다. 이에 민간 제안 사업 등으로 2027년까지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를 비롯한 후속 절차도 마련할 계획이다.  

수도권과 달리 교통 체계가 충분하지 않은 지방은 광역철도와 도로의 조기 확충으로 교통 체계 개선을 추진한다. 

국토부는 특별지방자치단체(메가시티)를 연결하는 권역별 광역철도 선도사업에 대해 올해 안에 사전타당성 조사를 마친 뒤 내년 상반기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해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또 지방 대도시와 주변 도시를 직결해 순환·연결하는 방사형 순환도로망 구축으로 '메가시티 1시간 생활권 조성'을 추진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우수 교육 여건 조성, 기업 유치 촉진, 토지 이용의 효율성 제고를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주거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특히 일부 3기 신도시에는 밀도 상향과 용도 변경을 통해 주택을 1만∼2만가구 확대 공급하고, GTX 역세권에서는 4000가구 규모의 '공공 준주택' 사업을 시범 추진하기로 했다. 

철도역 인근 신규택지의 경우 개발밀도를 높이고 주변부 연결성을 강화한 ‘콤팩트 시티(Compact-city)’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수도권 2기 신도시처럼 입주보다 철도·도로망 개통이 늦어져 주민들이 출퇴근에 불편을 겪는 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이는 기존 3기 신도시 중 GTX-A 정차지구인 고양 창릉과 GTX-B 역세권인 남양주 왕숙 등에 시범적으로 추진한다.

공공준주택은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재정·기금으로 건설해 임대 목적으로 공급하는 주택으로 남양주 왕숙(GTX-B), 고양 창릉(GTX-A), 위례신도시 역세권이 시범 사업지로 첫발을 내디딘다. 

또 택지사업의 경우 지구계획 수립 시 학교 용지를 설정하고 있으나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 신설이 지연되며 학교 용지가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관계기관과 협의해 장기 방치된 학교 용지와 유보지 등을 주거 용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경기 분당·일산 등 준공 후 30년이 넘어 주거환경 개선과 광역교통·기반시설 확충 등의 종합적 도시 재정비가 필요한 1기 신도시는 올해 하반기 연구용역을 거쳐 2024년 도시 재창조 수준의 재정비 마스터플랜을 수립·추진하기로 했다.

입주 십수년이 지나도록 교통난을 겪는 2기 신도시의 교통 개선책도 마련했다. 국토부는 기존 공공택지 128개 지구의 교통 여건을 전수 조사해 9월부터 광역버스 신설, 출퇴근 전세버스 투입 등 신도시별 맞춤형 교통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2기 신도시 주민들의 ‘저녁이 빼앗긴 삶’을 개선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GTX의 조기 개통이라는 호재에도 시장에서는 매수세가 위축된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미 호재가 반영된 데다 거래절벽 현상이 맞물리면서 GTX 주변 역세권 시장이 크게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GTX-A노선 착공 소식이 전해진 이후 집값이 두 배 가까이 뛰는 등 경제적 이익을 누린 단지에서도 매수 문의가 끊기고 급매물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킨텍스원시티 전용면적 84㎡는 지난 5월 14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8월(16억원) 대비 1억4500만원 가량 떨어진 수준으로, 지난해 1월(14억5000만원) 가격대까지 조정된 것이다. 전용 120㎡는 지난해 11월 신고가(26억5000만원)에 팔렸지만 현재는 24억원짜리 매물도 거래가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대화동 킨텍스꿈에그린도 지난달 전용 84㎡가 12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6월(14억1500만원)과 비교하면 약 한 달 만에 1억6500만원 저렴해진 셈이다. 

김병기 리얼투데이 리서치 팀장은 17일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철도노선의 공사는 통상 지반이나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실질적인 개통 일자는 늘 불투명하다. 게다가 GTX-A 노선의 경우 가장 먼저 수혜를 받고 개통이 되는 곳이라 일찌감치 지역가치에 기대심리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투자 수요가 많은 서울·경기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 GTX 호재는 반영된 만큼 주택가격 조정이 오는 건 확실하다는 의견이다.  

이어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건설이 지체되면서 삼성역이 2028년에나 개통이 될 거라는 말들이 많지만 이것 역시 선반영이 됐다. 개통시기가 빨라지면 주택시장엔 어느 정도 영향을 주겠지만 그것이 변곡점이 돼 주택시장이 상승곡선으로 돌아서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여경희 R114 수석연구원은 “이전 통계를 살펴보면 개통 시 노선이 길거나 강남권으로 연결된 노선인 경우 개통시점에 맞춰 역세권 주택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영향이 있었다”면서도 “일부 지역이 개통시점에 맞춰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지만 2024년도에 얼마나 시장이 변동할지는 알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일부는 이미 가격에 호재가 반영돼서 지금의 상황에서는 GTX 조기개통의 호재가 집값상승에 연결되긴 어려운 시국이 아닌가싶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3기 신도시를 밀도 있게 진행해 그 일대에서 사전청약 물량이 나오면 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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