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 비트성장률 추이. 사진=트렌드포스
메모리반도체 비트성장률 추이. 사진=트렌드포스

[이코리아] 메모리 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 추세에 접어들었다. 이 같은 경향은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2년·2023년 메모리반도체 시장 전망 보고서를 3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 비트성장률 둔화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트성장률이란 메모리 용량을 1비트(Bit) 단위로 환산해 성장률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올해 1비트 메모리 1개, 내년에 2비트 메모리 1개를 출하한다면, 출하량은 그대로지만 비트성장률은 2배인 셈이다.

전년비 D램 공급 비트성장률은 올해 19.3%, 내년 14.1%로 예상된다. 반면 수요 비트성장률은 올해 14.6%, 내년 8.3%로 공급이 수요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내년 수요 비트성장률이 10%를 밑돈다면 사상 처음이다.

낸드의 경우 D램보다는 나은 상황이다. 전년비 낸드 공급 비트성장률은 올해 31.2%, 내년 32.1%로 추측된다. 수요 비트성장률은 올해 26.3%, 내년 28.9%로 공급과 수요 사이의 간극이 D램 대비 좁다.

트렌드포스는 “D램 시장은 최소 내년까지는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계속 하락할 수 있다”며 “낸드도 가격 하락이 예상되지만, D램보다 공급가격 탄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현재 소비자 시장은 인플레이션에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더불어 PC·노트북 시장은 지난 2년 동안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호황기를 누려, 올해와 내년에는 성장이 더뎌질 전망이다.

스마트폰 D램은 기기 교체수요 감소뿐 아니라 운영체계 발전에도 영향을 받는다. 최근 안드로이드와 iOS는 최적화로 인해 D램 사용량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

특히 애플의 경우 올해 신형 아이폰에 6GB 램을 탑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올해 발매한 안드로이드 기반 갤럭시S22 울트라 모델에 12GB 램을 도입한 것과 달리, iOS 기반 아이폰은 램 용량 확대가 늦은 편이다.

다만 낸드는 용량 증가 여지가 있다. 제조사들이 플래그십 모델들에 고용량 저장공간을 갖추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대체로 512GB는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삼성과 애플의 경우 최고가 모델에 1TB까지도 탑재했다.

기업용 메모리는 수 년간 빠르게 성장해온 탓에, 올해와 내년에는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용 역시 내년 용량 증가율이 D램은 7%, SSD는 26%로 격차가 있을 전망이다.

한편 메모리반도체가 주력 사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당분간 판매량보다는 수익성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경영실적 발표 당시 “서버는 업무환경에 필수적이기에 거시적 이슈 영향을 적게 받지만 낙관할 수만은 없다”며 “고부가가치·고용량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경영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D램 판매 전략 초점을 수익성에 맞추겠다고 언급했다. 낸드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수익성으로 연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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