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 지난 16일 개최된 'K-RE100 재생에너지사용확인서 수여식'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좌측부터 ㈜루트에너지 윤태환 대표이사, JYP엔터테인먼트 변상봉 부사장, JYP엔터테인먼트 정욱 사장, 한국에너지공단 이상훈 이사장, 한국에너지공단 김성훈 신재생에너지정책실장, 한국에너지공단 변천석 홍보실장. 사진=한국에너지공단
JYP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 지난 16일 개최된 'K-RE100 재생에너지사용확인서 수여식'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좌측부터 ㈜루트에너지 윤태환 대표이사, JYP엔터테인먼트 변상봉 부사장, JYP엔터테인먼트 정욱 사장, 한국에너지공단 이상훈 이사장, 한국에너지공단 김성훈 신재생에너지정책실장, 한국에너지공단 변천석 홍보실장. 사진=한국에너지공단

[이코리아] 최근 국내 기획사들이 음악 콘텐츠를 통해 ESG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본격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사용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기존 제조업 중심으로 추진됐던 재생에너지 확대를 이끌어 눈길을 모은다. 

28일 엔터테인먼트·에너지업계에 따르면 JYP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업계 최초로 K-RE100에 참여했다. 

K-RE100은 기업들이 사용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고자 하는 자발적 글로벌 캠페인인 RE100의 한국형 제도다. 현재 재생에너지 전기 사용 실적에 대해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받아서 이행할 수 있다. 

K-RE100 이행을 위해 JYP는 올해 5월 국내외 기업들에 RE100 솔루션을 제공하는 ㈜루트에너지와 협업을 통해 올해 5월, 1년 동안의 전력 사용량에 해당하는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를 전국 14개 태양광 발전소에서 구매했다. 환경단체에서는 JYP의 구매를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안정적인 수익을 얻게 되고, 이는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 산업의 확대로 이어지게 된다는 평가다.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이번 JYP의 K-RE100 동참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움직임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라는 새로운 분야로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최근 해외에서 K-콘텐츠 산업의 영향력을 고려해 봤을 때, 전 세계 팬들과 관련 기업들에도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알리고 동참을 유도하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5일 ESG 실무협의체 구성 안건을 이사회에서 결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측에 따르면 ESG 실무협의체는  각 부서장들이 참여해 월 1회 이상 회의를 열어 음악 콘텐츠의 기획, 제작, 유통, 아티스트 활동, 팬 기반 사업 전반에 걸쳐 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각 사업과 연계한 ESG 활동을 추진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또한 업계 최초로 연내 ESG 보고서 발간도 계획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부터  블랙핑크가 COP26 홍보대사로 임명되면서 소속 아티스트의 앨범과 MD 등의 제작에 환경 보호 소재를 활용하고 있다. 이를 테면 앨범 제작 시 인쇄물은 산림관리협회(FSC) 인증을 받은 용지와 저탄소 친환경 용지 및 콩기름 잉크, 환경보호 코팅, 생분해 플라스틱(PLA) 등을 사용하고, 포장비닐은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친환경 수지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해외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경우 탄소중립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는 몇 해 전부터 공연기획에서부터 신재생에너지 사용 및 친환경적인 습관 장려 같은 탄소 저감의 방법들을 동원하고 있다. 재생 에너지와 지속 가능한 재료만을 공연에 사용하고, 공연 참석 시 앱을 통해 인증 가능한 저탄소 이동 방식을 택한 팬들에게는 할인을 제공하는 등의 방식이다. 콜드플레이 측은 이러한 조치를 통해 월드투어의 탄소배출량을 2016~2017년 대비 50% 가량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또 영국 팝스타 해리 스타일스는  지난해 투어에서 비영리 환경 단체 리버브(Reverb)와 손잡고 100번 이상의 투어 동안 3만개 이상 일회용 플라스틱 병을 제거하는 캠페인을 벌였고, 빌리 아일리시 역시 리버브와 함께 친환경 소재로 지속가능한 음반 제작에 나섰다. 

이에 비해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음악 산업의 문화적인 영향력을 생각할 때 이번 JYP의 K-RE100 이행을 비롯해 국내 기획사들의 최근 ESG 행보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의미 있게 줄이는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JYP 본사에서 녹음된 음원은 100% 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진 친환경 음원”이라면서 “기존 제조업 중심으로 추진되었던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추세가 엔터테인먼트 업종으로 확산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경영 활동은 상대적으로 다른 업종에 비해 ESG 활동에 소홀했던 엔터테인먼트 업종에는 주목할 만한 성과”라며 “글로벌 팬덤이 지속 확장되고 있고, MZ세대들이 환경을 비롯한 ESG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바, 기획사들은 지속 가능한 ESG 경영 실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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