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마켓에서 구글 앱을 살피는 모습. 사진=픽사베이
앱마켓에서 구글 앱을 살피는 모습. 사진=픽사베이

[이코리아] 구글플레이에서 유료콘텐츠를 유통하는 업체들이 가격을 속속 인상하고 있다. 구글이 새로운 결제정책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웹툰·시리즈는 오는 23일부터 구글플레이에서 결제하는 쿠키 1개 가격을 기존 100원에서 120원으로 인상한다. 시리즈온의 경우 100캐시를 110원으로 올린다. 쿠키와 캐시는 각 서비스에서 유료콘텐츠 결제 시 사용하는 전용 화폐다.

OTT 라프텔도 23일 월 구독료를 17%가량 인상한다. 지난달에는 웨이브·티빙 등이 단행했다.

콘텐츠제공업체들은 이용료를 인상하게 된 이유로 ‘구글플레이의 바뀐 결제 정책’을 들고 있다. 앞으로 발생하는 결제에 대해서는 구글의 인앱결제 시스템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글은 구글플레이에서 유료콘텐츠를 유통하는 앱이 자사 인앱결제 시스템을 탑재하지 않으면 내달 1일부로 퇴출하기로 했다. 지난 4월부터는 앱의 업데이트를 허용하지 않았다.

인앱결제는 앱 안에서 콘텐츠를 결제하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구글은 인앱결제 매출의 최대 30%를 수수료로 부과하고 있다.

콘텐츠제공업체들은 그간 수수료가 만만치 않다 보니 이용자들이 자사 누리집에 접속해 결제하도록 해왔다. 다만 이제 모바일앱에서는 이런 방식을 쓸 수 없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인앱결제강제금지법(개정 전기통신사업법 및 하위법령)이 시행됐음에도 구글이 새 결제정책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규제당국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실태조사에 나섰지만 아직 제재 사례가 없기 때문에, 업계는 구글의 눈치를 보는 분위기다.

해외에서도 이 같은 국내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유럽에서 활동하는 앱공정성연대는 국내 인앱결제강제금지법 집행을 당부는 성명을 지난 19일 발표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에픽게임즈·스포티파이 등이 주축으로 애플·구글의 불공정행위에 맞서기 위해 설립했다.

앱공정성연대 릭 밴미터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와 국회가 이룬 앱마켓 정책은 선진적”이라며 “앱 개발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는 앱마켓 사업자들의 행태에 한국 관계부처가 법적 조치를 취해달라”고 당부했다.

밴미터 사무총장은 이어 “현재 많은 국가들이 한국의 법과 유사한 목적을 가진 법을 마련 중”이라며 “그렇기에 한국의 법이 실효성을 가진다면 유럽연합의 디지털시장법(DMA, Digital Market Act)과 미국의 오픈앱마켓법 등 주요 법제 논의를 위한 훌륭한 전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DMA와 오픈앱마켓법은 모바일 운영체계 개발사 및 앱마켓의 불공정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마련하고 있다. 두 법안에는 공통적으로 모바일 운영체계 개발사가 사이드로드를 허용하도록 하고, 앱마켓의 자사 인앱결제 시스템 강제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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