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증대와 러-우 전쟁으로 2024년까지 석탄 사용량 증가 전망. 자료=IEA, SK증권 
수요 증대와 러-우 전쟁으로 2024년까지 석탄 사용량 증가 전망. 자료=IEA, SK증권 

[이코리아] 전 세계적인 에너지 부족으로 인해 화석 연료 중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석탄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코로나19 팬데믹 제한 조치 완화 및 해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석유 및 천연가스 부족 사태가 지속되면서 석탄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SK증권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석탄 사용을 통한 전력 발전량은 2020년 대비 9% 상승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의 석탄 사용 전력 발전량이 전년대비 2% 더 상승해 80억 메트릭 톤 수준까지 증가하고, 최소 2024년까지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인 중국은 5월 1일부터 수입 석탄에 대한 일시적 면세 조치를 취하며 석탄 사용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 때 가동 중단되었던 독일과 이탈리아의 석탄 화력 발전소들은 재가동을 논의 중이고, 미국은 전력난 우려에 노후 화력발전소들의 연장 가동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석탄 가격도 높아진 수요에 맞추어 역대 최고 수준으로 형성되고 있다. 호주 뉴캐슬 발전용 석탄 선물(Newcastle Coal Futures) 기준으로, 불과 1년 전 톤(t)당 100달러를 하회했던 석탄 가격은 이달 18일 기준 현재 t당 414달러를 기록하며 1년 만에 4배 이상 상승했다. 

전 세계 석탄 수출량의 약 17%를 차지하는 러시아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가뜩이나 불안한 수급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석탄 가격이 치솟는 것으로 해석된다. 

안 연구원은 “최근 에너지 상황과 각국 정부들의 야망적인 넷 제로(Net-Zero, 탄소중립) 목표의 괴리 상황을 볼 때 탄소중립 실현과 친환경 전환 달성으로 가는 과정까지는 넘어야 할 현실적인 걸림돌이 많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선진국들이 에너지 전환과 관련해 인도네시아, 베트남과 석탄-청정에너지 거래를 모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영국의 기후변화 전문 미디어 클라이밋 홈 뉴스는 알록 샤르마 Cop26 회장의 말을 빌어 서방 선진국들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석탄에서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에 대한 부분 자금 지원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EU는 지난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탄광 지역을 재생하기 위한 재정 거래로 신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녹색수소에 투자하는 파트너십을 발표한 바 있다. 

샤르마 Cop26 회장은 16일 언론 브리핑에서 “최근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방문했다”며 “경제 및 에너지 사용 필요성에 있어 상당한 성장을 하고 있고, 양국 다 풍력·태양열측면에서도 청정에너지에 관련해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전력의 60% 이상을 석탄에서 얻고 있으며, 강력한 국내 탄광 산업을 가지고 있다. 베트남은 전력의 약 절반을 석탄에서 얻고 있으며 이 비율은 지난 10년 동안 증가했다. 

인도네시아는 에너지 가치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석탄 생산국이며 석탄 산업은 정치적으로도 강력하다. 클라이밋 홈 뉴스는 “조코 위도도 인니 대통령의 기후에 관한 오른팔은 전직 장군이자 탄광 소유주인 루후트 판자이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이라고 전했다. 인니 정부는 적어도 2050년까지 1차 에너지로 사용하는 석탄의 양을 계속 늘릴 계획이다.

에리카 함디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 인도네시아 연구원은 클라이밋 홈 뉴스에 “인도네시아는 석탄 수출을 통한 수익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석탄 가격이 급등한 지금은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석탄 화력 발전소를 조기에 폐쇄하는 것은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들 것이며 인니 정부가 이에 대해 약간의 돈을 쓸 수는 있지만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외국 자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의 석탄 사용은 지난 5년 동안 증가했지만 태양광 발전 설비에서도 엄청난 붐을 일으켰다. 민 투 부 IEEFA 에너지 금융 분석가는 이것이 “민간 부문에 의해 주도됐다”고 클라이밋 홈 뉴스에 전했다. 

이러한 추세를 이어가며 덴마크 장난감 제조업체인 레고는 12월에 베트남에 100% 태양광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발표했다. 

베트남에는 주로 북부에 탄광이 있다. 하지만 거의 10년 동안 인도네시아와 호주에서 석탄을 운송하는 순수입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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