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웹젠 노동조합 웹젠위드가 사측에 공정한 성과 분배를 촉구하며 단체행동에 나섰다. 웹젠 노사는 지난해부터 임금 교섭에서 갈등을 빚어왔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소속 웹젠위드는 지난 7일과 8일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율은 92.7%, 찬성표는 전체의 3분의 2를 넘어 가결됐다. 파업 일정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국내 게임사 노조가 파업을 결의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웹젠위드는 올해 사측과 임금 교섭 결렬로 파업을 추진했다.

앞서 웹젠위드와 사측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를 통해 조정기간을 가졌다. 웹젠위드는 1000만 원 인상을 제시했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자 16% 인상 및 일시금 200만 원으로 수정했다.

사측은 줄곧 10% 인상으로 선을 그었다. 추가 조정에서도 B등급 평가를 받은 직원들의 경우에만 200만 원을 보장하는 방안만 제시했다.

웹젠위드는 임금 교섭 결렬 통보를 보낸 뒤, 최근 사옥 앞과 메타버스게임 로블록스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 배수찬 지회장도 참석해 웹젠위드의 단체행동을 격려했다.

당시 배 지회장은 “노동조합의 교섭이란 단순히 뭔가를 더 얻어내는 것뿐 아니라, 노동자와 회사가 신뢰를 구축하고 소통하는 과정”이라며 “그게 노조 결성 이유이자 행동하는 이유고, 통보받고 끝내는 것이 아닌 교섭을 하려는 이유”라고 말했다.

웹젠 노사 갈등은 지난해부터 깊어지기 시작했다. 웹젠이 2020년 ‘R2M’ ‘뮤 아크엔젤’ 등의 흥행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성과 분배가 공정하지 않았다는 게 웹젠위드의 설명이다.

웹젠은 지난해 초 게임업계에서 연봉 인상이 잇따르자, 임직원 격려 및 인재 유치를 위해 연봉을 대폭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봉과 성과급을 더해 평균 2000만 원을 책정했다. 3년 이상 장기근속자에게는 추가 보상도 제공했다.

다만 웹젠위드는 직원들이 연봉 인상을 크게 체감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소수의 임직원들만 고액 연봉을 받아, 사실상 대다수는 보상이 100만 원대에 그쳤다는 주장이다. 이는 지난해 4월 웹젠위드가 출범한 계기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실제로 진행될 경우 영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웹젠노조에 개발직군이 다수 포함됐을 경우, 콘텐츠 업데이트와 신작 개발이 지연될 수 있다. 단, 그동안 사측이 새 임금 체계를 제시할 여지는 있다.

한편 게임업계에서는 2018년부터 넥슨·스마일게이트·엑스엘게임즈·웹젠 등 4곳에서  노동조합이 출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