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헬스케어 및 바이오 산업을 키울 것이란 기대에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조금씩 오름세다. 차기 정부가 관련 산업 육성을 천명하면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28일 TIGER KRX바이오K-뉴딜과 KBSTAR헬스케어는 각각 4.62%, 3.57% 상승했다. KODEX헬스케어와 ARIRANG KRX300헬스케어도 각각 2.90%, 2.77%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0.96% 소폭 오른 것에 대비된다. 

헬스케어 관련주는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초 연이은 임상 실패에 이어 최근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으로 인한 제재 가능성 및 FDA 허가 불발 등으로 바이오 섹터 전반의 센티먼트 악화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바이오섹터 부진에 따른 투자자 관심 감소 및 메자닌 발행 조건 변화 등으로 자금 조달 환경이 비우호적인 것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또, 2022년 일부 바이오 기업은 코스닥 상장 요건을 유지 목적의 자본금 증자 및 R&D 비용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 등으로 지분 희석에 따른 주가 하락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 

하지만 차기 윤석열 정부에서 원격의료 등 여태 실시되지 못 했던 제도까지 도입될 수 있단 전망이 나오는데다, 실제 기업들이 헬스케어 사업에 본격 나서며 시장 파이가 커지는 모양새다. 이에 바이오·헬스케어 관련주 오름세가 단기에 그치지 않고 이어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는 앞서 헬스케어·바이오를 5대 메가테크 분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으며, 국무총리 직속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윤석열 당선인의 제약·바이오 분야에 대한 정책은 첫째, 국무총리 직속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다. 그동안 제약·바이오 산업은 주무부처 분산으로 효율성 문제가 있어 산업발전에 걸림돌이 되었는데 이번에 컨트롤타워 설치 시 중장기 전략 수립에 긍정적일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두 번째로는 현재 2조 8000억원 규모의 정부 연구개발 지원 비용을 5조 6000억원으로 2배 늘리겠다는 공약이다. 특히 백신 치료제 주권 확보와 글로벌 백신허브 구축을 위해 R&D 지원을 확대, 첨단의료분야(재생의료·정밀의료·뇌과학·노화·유전자편집 등)에 대한 지원도 확대될 예정이다. 

고가의 항암제, 중증, 희귀질환 신약에 대한 신속등재제도 도입도 내놨다. 대체 의약품이 없는 항암제, 희귀질환을 포함한 중증질환 치료제 등에 건강보험 등재 과정 단축을 약속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64억달러(약 125조원)에서 매년 약 30%씩 성장, 오는 2025년에는 5044억달러(약 59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북미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16.2%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도 속속 디지털 헬스케어에 발빠르게 투자하고 있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 들어 헬스케어를 뉴노멀로 채택하고 전폭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신사옥에 약 200평 규모의 사내 스마트병원을 열고 직원 대상 ‘네이버 케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네이버는 사내병원에 자사 인공지능 플랫폼인 클로바 CIC(Company in company)의 AI 기술을 적용한다. 또 국내 로봇수술 전문가인 나군호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교수를 사내병원 내 헬스케어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을 전담할 사내독립기업 헬스케어 CIC를 설립했다. 대표로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이지케어텍 부사장을 선임했다. 황 대표는 2019년 미국의료정보학회로부터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리더 50인에 선정된 인물이다. 또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 기관들과 협력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대기업들 역시 헬스케어 산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원격의료 기업 암웰과 손잡고 북미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했다. 이번 협업을 통해 병원과 가정에서 환자가 쉽게 진료받을 수 있는 솔루션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말엔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센터를 세웠으며, 국내 헬스케어 기업들과도 협업 중이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인공지능(AI) 기반 원격 의료 서비스 스타트업인 ‘에이다헬스’(Ada Health)에 투자했으며, 여성 전용 원격의료 서비스 스타트업 ‘알파 메디컬’(Alpha Medical) 펀딩에 참여하는 등 원격의료와 관련한 다양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CJ그룹은 연초 CJ제일제당 건강사업부를 분리해 내 웰케어를 설립했고, 롯데그룹도 최근 700억원을 출자해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아이엠을 중심으로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확대에 대한 기대가 큰 분위기다. 앞서 법무법인 세종 대선TF팀 '제20대 대통령선거 결과와 주요공약' 스페셜 리포트에서도 원격의료 사업이 새 정부의 디지털 헬스케어 공약의 방점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세종 측은 "개인 의료 데이터 및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관리(디지털 헬스케어 주상담의 제도), 도서 산간 지역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확대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윤석열 차기정부는) 개인 의료데이터 및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관리할 ‘디지털 헬스케어 주상담의’ 제도를 도입해 도서, 산간 지역 및 소외계층 대상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는데, 정책 이행 시 관련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비중확대(Overweight)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비중확대는 향후 12개월간 업종지수상승률이 시장수익률 대비 5% 이상 상승을 뜻한다. 서 연구원은 “연이은 악재로 인한 악화된 센티먼트에도 불구하고  최근 과도한 주가 하락 및 향후 성장성 고려 시 하방 경직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