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미국 시장점유율 합산 10% 재탈환. 자료=KTB증권 

[이코리아]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자동차업종의 주가 조정은 비중확대 시점으로 판단한다는 증권사 의견이 나왔다. 현대자동차 러시아 공장이 생산 중단되는 등 악재 상황인데도 왜 매수 의견을 냈을까. 

4일 KTB증권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각각 26만원, 10만원을 유지하며, '톱픽'(Top pick)으로 현대차 의견을 재강조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대수는 글로벌 판매 회복세를 확인시켜줬다. 핵심 판매지역인 내수와 미국 모두 각각 1월 대비 상승흐름을 시현했다. 양사 합산 미국 시장점유율은 10%대를 회복했다.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한 총 30만4613대를 판매했다. 지난달 국내 판매는 5만3010대로 지난해 2월과 비교해 1.7% 증가했다.

현대차, 2022년 2월 30만4613대 판매. 자료=현대자동차그룹 

세단은 그랜저 4490대, 쏘나타 4176대, 아반떼 3697대 등 총 1만2389대가 팔렸고 레저용 차량(RV)은 팰리세이드 3900대, 싼타페 1680대, 투싼 2684대, 아이오닉5 3995대, 캐스퍼 3304대 등 1만7751대 판매됐다. 제네시스는 G80 4655대, GV60 349대, GV70 2592대, GV80 1782대 등 총 1만1016대를 판매했다.

기아도 지난달 판매 실적이 지난해 동월 대비 4.7% 증가했다고 밝혔다. 기아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국내 3만9560대, 해외 18만1592대 등 22만1152대를 판매했다. 

기아, 2022년 2월 22만1152대 판매. 자료=현대자동차그룹

유지웅 KT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 양사 모두 전년대비 글로벌 도매판매증가율은 지난 8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지배적이었던 공급부족 현상이 점차 정상화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트림 단순화, 라인업 축소, Mix 하향 등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시도들이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시도되어 왔는데, 일정 수준의 임계치를 넘어서며 적정가동률 회복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추세적 회복구간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세가 나타나 양사가 각각 올해 연간 8% 이상의 도매판매량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현대차·기아 기업가치의 최대 핵심변수인 미국판매는 시장 평균 판매 증가율이 전년대비 마이너스 11%의 역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전년대비 10.2%, 2.3%를 기록해 대부분의 경쟁 OEM 대비 높은 판매증가세를 기록했다. 

유 연구원은 "미국 시장점유율은 양사 합산기준 10%를 재확보했는데, 양사의 현지 신차투입효과로 보이며 지난 4개월간 시장점유율 하락에 따른 불확실성을 뚜렷하게 해소했다"고 전했다. 

1월부터 판매가 시작된 아이오닉5의 현지판매량은 2월 들어 2555대까지 급증했다. 이는 국내 공장에서의 추가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 가능성뿐만 아니라 차후 앨라배마 공장에서 GV70전기차, 싼타페HEV 등 친환경차의 현지화를 통해 전체 현지생산볼륨의 상승을 이끌 실마리가 확인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특히 현대차의 판매증가가 상대적으로 큰데, 전년도 기저효과와 더불어 RV·친환경차 믹스가 대거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유 연구원은 설명했다. 

2월 판매가 호실적으로 기록한 것으로 평가되는 한편,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주가 조정은 비중확대 시점으로 판단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유 연구원은 “현대차·기아는 각각 러시아의 판매비중이 약 4.5%, 4% 수준이나 세그먼트 특성상 평균판매단가가 낮아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 수준”으로 분석했다. 이에 “최악의 경우 현대차 기준 영업이익 훼손폭은 연간 약 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며, 올해 1분기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주가에 미치는 영향 역시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유 연구원은 “일시적으로 반도체 등 핵심부품의 타지역 공급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지역별 플러스 마이너스 영향을 고려한 총 발생손실은 시장의 우려 대비 경감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현 주가 수준은 각각 P/E 5.3배, 5.6배 수준으로, 최근 러시아 관련 불확실성을 반영한 주가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오전 11시 35분 기준 1.97% 하락한 17만4000원, 0.53% 하락한 7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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