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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반도체 부품 부족으로 부분휴업에 들어간 현대자동차 전경.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반도체 품귀 현상이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전 세계 자동차·스마트폰 생산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 (반도체) 업계가 완전히 수요를 따라 잡을 수 있으려면 또 다른 1~2년이 걸릴 것"이라며 2023년까지 공급제약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서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3분기 차량 판매량이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GM·포드 3분기 가장 큰 판매 감소 예상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에드먼즈·콕스 오토모티브 등 업계의 추산에 따르면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3분기에 신차 구매가 최소 1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내 7월부터 9월까지의 차량 판매가 340만대 미만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4% 사이 감소했다고 예측했다.

재고 부족은 올해 내내 악화됐다. 업계 분석가들은 9월에 미국 시장에서 100만대만이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 10년 간 가장 낮은 판매량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의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 4월 1830만대를 정점으로 매달 하락세다.  9월에 26%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략 1210~1220만대가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JD파워는 “부품 부족으로 인해 자동차 회사들은 몇 주 동안 간헐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생산 부족과 소비자 수요 증가로 자동차 재고가 사상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고 설명했다. 

에드먼즈는 “아시아 차량 제조업체들을 포함한 미국 자동차 업계 전체가 현재 엄청나게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전반적으로 소매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콕스 오토모티브는 “차량 공급이 4분기부터 약간 개선된 후 2022년에는 나아질 것으로 예측하지만, 2023년까지는 ‘정상’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자동차 회사들은 기록적인 수준의 자동차 수익과 가격을 올리기 위해 앞으로 더 적은 재고량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D파워는 9월 평균 거래가격이 4만달러를 넘어 4개월 연속 4만2802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드먼즈는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가 각각 31.5%, 29.3%로 가장 큰 3분기 판매 감소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이번 분기의 특이치는 현대·기아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판매 수치가 10.1%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콕스 오토모티브는 테슬라의 3분기 매출이 약 2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은 1일(현지시간)에 3분기 판매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포드 자동차는 4일에 판매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부족... 글로벌 스마트폰 연 성장률 6% 하향 조정 

한편,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지난 30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총 출하량은 14억 1000만대로, 연평균 6%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이 회사는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을 작년보다 약 9% 늘어난 14억 5000만대로 전망한 바 있다.

제공=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카운터포인트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스마트폰 업계의 90%가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는 2021년 하반기 스마트폰 판매량에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 제조사 및 공급업체들은 지난 2분기 주요 부품 요청 수량의 약 80%만 수령했고, 3분기에는 상황이 더 악화됐다. 또, 일부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부품 요청 수량의 단지 70%만을 받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작년 4분기부터 반도체 부족난이 시장을 강타했지만, 스마트폰 시장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전력관리 반도체(PMIC) 같은 부품 부족에도 불구하고 성장했다. 이는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카메라 센서와 같은 특정 부품의 재고를 충분히 비축했고, 이른 수요 예측과 대량 주문 때문이었다.

하지만 파운드리 업체들이 현재 공장을 최대로 가동해도 반도체 부족 현상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도 타격을 끼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에서 가장 핵심적인 AP의 경우, 신규 팹 라인의 낮은 수율이 공급 부족을 촉발했다. 퀄컴, 미디어텍과 같은 AP 공급업체는 이러한 파운드리에 의존하며 제조 문제로 인해 공급되는 프로세서가 줄어들어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카운터포인트 측은 설명했다. 

톰 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이사는 “반도체 부족은 생태계의 모든 브랜드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삼성전자, 오포, 샤오미 모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여, 우리는 전망치를 낮춘다”면서도 “하지만 애플은 AP 부족 상황에서 회복성이 좋고, 가장 덜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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