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코로나19 사태 영향을 뒤늦게 체감하며 실적 난조를 보였다. 국내 확률형 아이템 규제 강화 움직임 및 중국 리스크 등 이슈도 어떻게 풀어 나갈지 관심이다.

◇게임업계, 신작 없이 영업비용만 늘어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출시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 사진=페이스북 펄어비스 페이지
펄어비스는 붉은사막 출시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 사진=페이스북 펄어비스 페이지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2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지난주 마무리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신작 출시 지연으로 인한 성장 모멘텀 부재다. 업계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재택근무 도입으로 개발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게임사는 코딩·아트·사운드 등 여러 조직 간 유기적인 협업이 중시되는 구조다. 대작 프로젝트에는 수백 명이 개발에 투입된다. 해외 AAA 타이틀 개발사는 1개 게임 스태프 롤에 3000명이 넘는 이름을 올리기도 할 정도다.

게임업계는 인건비가 곧 개발비인 탓에 신작 없이 영업비용만 늘고 있다. 올해 초 연봉 인상 바람의 영향도 있었다. 업계는 1분기까지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게임으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올해는 줄줄이 신작 론칭 일정이 밀리고 있다.

대형사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에는 이러한 영향이 2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넥슨 영업이익은 전년비 42% 감소한 1577억 원이었다. 넷마블과 엔씨는 각각 80%, 46% 줄어든 162억 원, 1128억 원을 기록했다.

증권시장에서 게임업계 시가총액 1위로 오른 크래프톤은 중국시장 인기에 힘입어 선방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비 0.34% 하락하는 데 그친 1742억 원으로 업계 1위를 달성했다.

중견사 펄어비스의 경우 영업손실 60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카카오게임즈도 영업이익이 49% 감소한 81억 원이었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 출시 효과로 역대 분기 최고 매출을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71% 줄어 110억 원이었다.

반면, 대표 IP로 각자 미르의전설·뮤·라그나로크를 보유한 위메이드·웹젠·그라비티는 오랜 팬층을 토대로 국내외 견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업계는 하반기 신작 가뭄 해소를 통해 반등을 꾀한다. 넥슨은 오는 19일 ‘코노스바 모바일’을 론칭한다. 넷마블과 엔씨는 각각 25일과 26일 ‘마블 퓨처 레볼루션’과 ‘블레이드앤소울2’를 선보인다. 크래프톤의 경우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게임업계 향후 실적, ‘확률형 아이템’ ’중국 규제’ 변수

게임업계는 하반기 신작을 내세울 예정이다. 다만 국내 확률형 아이템 규제 강화 움직임과 중국 리스크 등으로 인한 변수는 아직 남아있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 논란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비중있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확률형 아이템은 근 10년간 업계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매김했지만, 올해 초부터 게임사가 공개한 확률 정보와 실제 결과가 달라 피해자가 속출한 바 있다.

업계는 최근 화두인 중국 규제 리스크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지난 3일 중국 국영 경제전문지 경제참고보가 게임산업을 ‘정신적 아편’에 비유하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논조를 보이자,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게임사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됐다.

단, 성인 대상 게임의 경우 중국 리스크 사정권 밖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주 펄어비스는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출시는 최근 이슈와 무관하게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PC·콘솔 검은사막도 중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메이드 역시 “중국에서 이런저런 이벤트가 있지만, 어린 아이들을 위한 게임에 대한 변화로 판단한다”며 “게임 전반에서는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성인 대상 게임업계 관계자들도 특이한 불확실성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PC온라인게임 시장 호재도 존재한다. 국회에서 게임 셧다운제 완화를 위한 입법을 추진하고 있어, 실제 통과된다면 PC온라인게임 모객과 매출 성장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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