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마비노기팀 장기은 기획담당이 9일 열린 NDC2021에서 유저(플레이어)와 캐릭터의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 사진=유튜브 NDC 채널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21(NDC2021)이 9일 막을 올렸다. 넥슨이 매년 개최하는 NDC는 게임업계 종사자들이 업무 스킬을 공유하는 컨퍼런스다. 이번 NDC는 오는 1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 연사로 나선 이들 중 넥슨 마비노기팀의 장기은 콘텐츠기획담당은 PC MMORPG 마비노기의 시나리오를 기획한 경험을 토대로 스토리텔링 노하우에 대해 소개했다.

◇유저마다 캐릭터를 다르게 정의한다

친구들과 심즈를 했다 같이 얘기하다보니 서로가 다르게 플레이 하고 있었다.

#한 친구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좋아해 “내 캐릭터는 말포이야”라며 등장인물들을 꾸몄다.

#다른 친구는 심(캐릭터)에 자기 이름을, 심의 이웃들에게는 실제 친구들의 이름을 붙였다. 

#나는 별 생각 없이 즐겼다.

이는 장기은 기획담당이 자신의 사례를 통해, 게임 유저(플레이어)들이 자기 캐릭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설명한 부분이다. 그는 “이처럼 자기 캐릭터를 정의하는 건 사람마다 답이 다르다”며 “스토리를 진행하며 이야기에 집중하는 부분도 다 다르지 않을까 생각해 이번 강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장 기획담당은 콘텐츠 기획에 앞서 유저와 캐릭터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플레이어는 게임 외부에서 캐릭터를 움직이고 관찰하는 주체(외적 자아)를 의미한다. 캐릭터는 게임 내부에 존재하며 특정 역할을 수행해 서사를 진행하는 등장인물이다. 이 밖에 유저가 조작하지 않는 캐릭터는 NPC(Non-Player Character)라고 부른다.

◇어떻게 몰입하나에 따라 ’캐릭터 유형’ 달라져

장기은 콘텐츠기획담당은 캐릭터 유형을 3가지로 나눴다. / 사진=유튜브 NDC 채널

장 기획담당은 캐릭터를 3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뚜렷한 정체성과 특징을 가진 캐릭터 ▲기초적인 정보와 포지션만 제공된 캐릭터 ▲유저와 동일시된 캐릭터 등이다.

뚜렷한 정체성과 특징을 가진 캐릭터에는 ‘위쳐3’의 게롤트, ‘툼레이더 시리즈’의 라라 크로프트 등이 해당한다. 이들은 캐릭터 이름과 외형이 고정되며, 고유한 성격과 과거사를 보유한다. 주로 일직선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이런 유형을 게임 주인공으로 내세울 때는  캐릭터의 매력을 호소하고 공감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기초적인 정보와 포지션만 제공된 캐릭터는 ‘몬스터 헌터 시리즈’, ‘사이버펑크2077’ 등에 등장한다. 이 게임들의 주인공은 유저가 직접 이름을 붙이고 외형을 꾸밀 수 있지만, 처음에는 개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에 롤플레잉과 성장 요소를 강화하는 식으로 유저를 몰입시켜야 하는 장르에서 채택하기 좋은 캐릭터 유형이다.

마지막으로 유저와 동일시된 캐릭터는 ‘언더테일’ ‘원샷’ 등 게임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NPC가 캐릭터를 조종하는 현실의 유저를 인지하고 소통한다는 설정이다. 이러한 게임에서는 진주인공이 유저인 경우가 많고, 선택지나 세이브·로드 기록 등에 반응하기도 한다.

장 기획담당은 “언급한 세 가지 유형이 모든 게임에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라며 “베리드스타즈의 경우 디폴트 네임과 역할이 주어지지만 멀티 엔딩을 제공하며, 마비노기는 유저가 게임 세계에 직접 접속해서 플레이한다는 설정”이라고 덧붙였다.

캐릭터 정체성도 유형을 구분할 수 있다. / 사진=유튜브 NDC 채널

캐릭터 정체성도 유형이 나뉜다. ▲서사 속 주인공에 감정을 이입하는 ‘라스트 오브 어스 시리즈’ ▲유저가 스스로 캐릭터와 동일하다고 여기며 즐기는 ‘어쌔신크리드 시리즈’ ▲유저가 작품 밖 관찰자 포지션인 ‘왓 리메인즈 오브 에디스 핀치’ ▲TRPG 장르나 ’디비니티 시리즈’처럼 유저가 캐릭터 설정에 맞춰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 경우 등이다.

캐릭터 정체성 역시 한 유형만 따르지는 않으며, 개인 성향이나 게임에 따라 혼재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장 기획담당은 끝으로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방법은 다르게 구분할 수 있고, 이야기에 몰입시키는 방법과 공략법은 다르게 존재한다”며 “그러니 타깃에 맞게 이야기 방향을 잘 설정하고, 구상단계에서부터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