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규제 강령 현행-개정안 비교. / 표=한국게임산업협회

게임 이용자들이 확률형아이템 정보를 보다 상세히 확인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게임업계 ‘자율규제’ 대폭 강화, 재발 방지 나선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12월 1일부터 적용될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 강령 개정안을 27일 발표했다. 최근 업계에서 불거진 확률 논란을 자정 활동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앞서 넥슨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엔씨소프트 ‘리니지2M’, 그라비티 ‘라그나로크M’ 등에서 관련 논란이 일었다.

이번 개정안에는 ▲’확률형아이템’ 용어를 ‘확률형콘텐츠’로 대체 ▲확률형콘텐츠를 캡슐·강화·합성형으로 세분화 ▲유·무료 결합 확률형콘텐츠를 포함한 정보 공개 ▲이용자가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정보 공개 등이 담겼다.

현행 강령에서는 ‘확률형아이템’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게임 내에서 우연에 의해 결정되는 요소가 아이템뿐 아니라 ‘효과’ ‘성능’ 등 다양해, 개정을 통해 이를 모두 포괄하는 ‘확률형콘텐츠’로 적용 범위를 확장한다는 것이 게임협회의 설명이다.

게임협회는 확률형콘텐츠 종류도 구분하기로 했다. 캡슐형은 특정 확률로 아이템이 제공되는 콘텐츠다. 강화형은 캐릭터·아이템 성능 변화, 합성형은 둘 이상의 아이템을 합성해 결과물을 획득하는 콘텐츠를 일컫는다.

유료 캡슐형콘텐츠 확률 정보 안내 예시. / 표=한국게임산업협회

확률 정보 안내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개정안에서는 확률 정보를 구매화면에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정보에는 모든 콘텐츠의 ’등급’과 ’명칭’이 포함돼야 한다. 게임협회는 이를 예로 든 확률표 서식도 제시했다.

◇개정안 핵심은 ‘유·무료 결합 확률형 콘텐츠’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유·무료 결합 확률형콘텐츠’에 관한 규정이다. 올해 초부터 업계에서 발생한 각종 논란이 대부분 이 방식의 확률형콘텐츠에서 비롯됐기 떄문이다.

유·무료 결합 확률형콘텐츠는 게임 내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확률형콘텐츠를 유료로 개봉하는 방식이다. ‘잠긴 상자’는 과금 없이 구할 수 있는데, 이를 여는 ‘열쇠’는 구매해야 하는 확률형콘텐츠가 대표적인 예다.

기존 강령에는 이 같은 확률형콘텐츠를 다루는 조항이 없었다. 이번 개정을 통해 유·무료 결합 확률형콘텐츠까지 정보 공개 범위가 늘면서, 유권해석 및 자사 게임 적용에 동분서주할 업체가 대거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강령 개정 이후에는 국내 온라인게임 이용자 수 1위인 라이엇게임즈 ‘리그 오브 레전드’도 정보 공개를 구체화해야 한다. 해당 게임은 플레이를 유리하게 하는 확률형아이템은 판매하지 않아 확률 논란과 거리가 멀었지만, 게임협회가 매달 공개하는 자율규제 미준수 명단에 속하지 않으려면 확률표를 손봐야 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 마법공학 상자 확률 정보. / 표=리그 오브 레전드 웹사이트
리그 오브 레전드 마법공학 상자 스킨 획득 확률 정보. / 표=리그 오브 레전드 웹사이트

현재 리그 오브 레전드 내 유·무료 결합 확률형콘텐츠로는 ‘마법공학 상자-열쇠’가 있다. 둘 다 무료로도 얻을 수 있지만, 유료 구매도 가능한 상품이다. 다만 현재 확률표에서는 등급별(일반·프리미엄) 확률만 제공하고, 결과물(스킨, 감정표현 등) 명칭은 생략했다.

◇넥슨·엔씨, 자율규제 적극 동참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확률 논란 방아쇠를 당겼던 만큼, 업계에서 자정 노력에 가장 적극적이다.

엔씨는 이날 게임협회가 발표한 자율규제 강령 개정안을 자사 게임에 3분기부터 선적용하고, 12월 전까지 반영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엔씨는 캡슐·강화·합성형 모든 유형의 유료 확률형콘텐츠를 비롯, 유·무료 결합된 상품의 정보까지 공개할 방침이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등 자사 게임에서 등급과 명칭을 전부 공개함은 물론, 실제 확률형콘텐츠를 개봉 테스트를 실시한 뒤 얻은 결과도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확률 논란과 무관했더라도 확률형콘텐츠 출시 전 점검을 강화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며 “이번 계기로 인식 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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