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미국 언론의 평가는? '지지'VS '반대'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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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미국 언론의 평가는? '지지'VS '반대' 교차
  • 임해원 기자
  • 승인 2021.05.0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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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일본 주변 및 전 지구 규모 해류도. 자료=국회입법조사처
우리나라와 일본 주변 및 전 지구 규모 해류도. 해류 순환을 고려하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오염수는 우리나라보다 미국 서부해안에 먼저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국회입법조사처

“미국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에 보관된 ‘처리수’와 관련해 다양한 선택지를 검토해왔음을 알고 있다. 특히 곤란한 현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여러 효과와 선택들을 고려해 투명하게 결정을 내렸으며, 국제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원자력 안전 기준에 따른 접근방식을 선택했다”

이는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후속처리 문제에 대해 발언한 내용이다. 미국 정부는 일본이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발생한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한 것을 지지하며, 이번 조치가 국제적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국가가 미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환경문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바이든 정부가 이를 지지한 것은 의외다. 실제 국회입법조사처가 3일 발표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면 북태평양 해류 순환에 따라 일본 동쪽 해상→미국 알라스카·캘리포니아·하와이→적도→필리핀을 지난 후 다시 일본, 우리나라 주변 해역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고려하면, 오염수가 바닷물에 희석되더라도 방사성 물질이 충분히 소멸되기 전에 미국 서부 해안에 도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미국 정부뿐만 아니라 현지 언론 또한 일본 정부의 방류 결정에 대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 미국 언론, ‘오염수’아닌 ‘처리수’ 표현, 전문가 인용해 “위험 작다”

실제 미국 주요 언론의 관련 보도를 찾아보면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소개할 뿐, 위험성을 지적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무엇보다 오염수를 어떤 용어로 표현하는지조차 통일되지 않은 상태다. 국내에서는 대체로 ‘오염수’(contaminated water)라는 부정적인 표현을 사용하지만, 미국 매체들은 ‘처리수’(treated water)라는 표현을 주로 활용한다. 예를 들어 CNN의 경우 지난달 13일 “일본은 2년 내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를 시작할 것”(Japan to start releasing ‘treated Fukushima water’ into sea in 2 years)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뉴욕타임스(NYT) 또한 ‘처리된 폐수(treated wastewater)’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는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이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결정을 지지하며 사용한 표현을 그대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처리수라는 표현은 오염수가 특수한 처리과정을 거쳐 방사성 물질이 제거됐다는 의미로, 방류 결정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사용하기 꺼려지는 표현이다. 

물론 ‘처리수’라는 표현을 있는 그대로 활용하지 않은 매체도 있다. AP통신의 경우 관련 기사의 “처리됐으나 여전히 방사성 물질이 남아있는 물”(treated but still radioactive water)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NBC 또한 “처리된 방사성 물”(treated radioactive water)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오염수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대해서는 매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기사 내용은 대부분 전문가들이 안전하다고 평가했다는 내용을 전달하는 식이다. CNBC의 경우 브렌트 호이저 일리노이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필터링 과정에서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이 제거되고 삼중수소만 남게 되는데, 이는 소량으로는 유해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호이저 교수는 15일 CNBC의 ‘스쿼크박스 아시아’에 출연해 “삼중수소는 소량일 경우 위험하지 않다. 상당히 희석될 것이고, 환경적 영향은 ‘제로’(0)”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또한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분자병리학 전문가 게리 토마스 교수를 인용해 “처리수 방류로 인한 건강상의 위험은 없다”며 “설령 섭취하더라도 삼중수소와 탄소 14는 인체에서 빠르게 배출되며 방사능을 거의 남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는 입법조사처의 판단과도 비슷하다. 입법조사처는 보고서에서 “다수의 전문가는 후쿠시마에서 방출한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이동하며 반감기가 짧은 방사성 물질은 빨리 소멸하고, 반감기가 긴 물질은 1년 이상 바닷물과 희석되면서 우리나라에 해류가 도착할 즘에는 유해성이 낮은 상태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국립수산과학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실시하는 수산물 및 해수 방사성 물질모니터링에서도 별다른 특이점이 나타난 바 없다”고 분석했다. 

◇ 지역·진보매체,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하다면 마셔보라"

하지만 소규모 진보매체나 지역매체에서는 미국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을 지지한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알래스카주 지역매체인 앵커리지 데일리 뉴스(ADN)는 지난달 25일 “미국은 일본에게 후쿠시마 폐수를 바다에 방류하지 말라고 촉구해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ADN은 ‘방사성 폐수’(radioactive wastewater)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일본 정부의 방류 결정으로 인해 러시아, 알래스카, 캐나다, 하와이 및 미국 서부 해안에 위험한 방사성 핵종(radionuclide)이 흘러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ADN은 “최선의 해결책은 도쿄전력이 창고를 더 건설해서 15년 이상 오염수를 보관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 방사성 삼중수소가 절반으로 줄어들면 최고의 기술을 사용해 가능한 모든 방사성 핵종을 제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진보매체 카운터펀치(Counterpunch) 또한 지난달 23일 “후쿠시마의 물이 안전하다면 마셔봐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카운터펀치는 “국제원자력기구와 바이든의 기후특사 존 케리를 통한 미국의 축복 아래 일본은 후쿠시마의 방사성 물을 2022년부터 바다에 방류할 계획이다”라며 “‘무해한 물’을 바다가 아니라 상수도에 붓는 것은 어떤가”라고 꼬집었다. 

대형 매체 중에서는 경제매체인 포춘(Fortune)이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포춘은 17일 “오염수 처리과정에 대한 도쿄전력의 ‘불투명성’이 우려의 이유”라며 “도쿄전력의 처리과정에 대한 불신은 이전에도 이슈가 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포춘은 또한 환경전문가들을 인용해 오염수 방류 대신 추가 보관소를 건설하는 것이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면서도, 인근 주민의 반발과 추가 누출 가능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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