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9일 열린 공청회에서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구글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두고 각계 의견이 갈린다. 국회에서는 시장 진흥에 필요한 개정이라고 본다. 다만 콘텐츠업계 일각에서는 자유경쟁을 해치는 법이라며 반대에 나섰다.

국회에서 구글 갑질 방지법에 대한 업계 의견을 듣는 공청회가 9일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 50개 게임이 원스토어에 진출한 뒤 매출이 20% 증가했다”며 “앞으로 원스토어에서 구글만큼의 콘텐츠가 제공된다면 구글 점유율이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앱마켓 사업자가 독점적 지위를 행사해 공정경쟁을 저해한다는 문제에서 비롯됐다. 이 같은 맥락의 개정안은 현재까지 7건 발의됐다.

이 가운데 한준호 의원의 발의한 개정안의 요지는 ‘앱마켓 사업자가 입점사들에게 자사가 아닌 타 앱마켓에 등록하지 못하게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다. 앞서 게임 등 콘텐츠업계에서는 구글플레이의 이 같은 부당한 요구 탓에 원스토어에 입점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혹이 잇따랐다.

한 의원은 개정안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구글플레이·앱스토어·원스토어 등 앱마켓들의 공정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규제가 아닌 진흥법”이라며 “시행될 시 구글의 점유율 15%가량이 원스토어로 옮겨 가고, 모든 앱마켓에서 콘텐츠에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돈 원스토어 경영지원실장은 “현재 앱마켓 간에 경쟁이 공정하지 않다”며 “게임사들을 찾아가 입점을 설득하고 있지만, 우리를 만나는 것 자체를 꺼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게임업계에서는 구글의 독점에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중소기업 입장으로 출석한 게임사 슈퍼어썸의 조동현 대표는 “중소게임사의 경우 시장이 제한적이면 한 플랫폼에서의 유통에만 집중할 수 있어 비용적으로 이득”이라며 “향후 회사가 성장한다면 부정적인 효과도 생기겠지만, 그건 그때에 다시 생각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구글플레이의 인앱결제 강제 역시 타격이 크지 않다고 했다. 그는 “슈퍼어썸은 3분기 매출 가운데 19%가 인앱결제 수익, 77% 광고 수익이었다”며 “게임사는 이미 인앱결제가 의무지만 불만을 가지지 않고 있으며, 특히 트래픽과 광고 매출 위주의 슈퍼어썸 입장에서는 매출 피해보다는 실익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 내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현안 브리핑에서 “구글이 앱마켓 시장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업계가 마켓을 옮기거나 협상안을 제시하는 등 시장에 맡겨서 대응할 방안은 사실상 전무하다”며 입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