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코로나19 여파로 크게 흔들렸던 엔터테인먼트 업종 주가가 최근 반등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건 물론이고, YG와 JYP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2분기 실적이 선방한 데다가 중국 한한령(限韓令) 해제 기대,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 기대 등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엔터테인먼트 업종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비결은 무엇일까.

방탄소년단_방방콘 The Live. 2020.07.23 (사진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_방방콘 The Live. 2020.07.23 (사진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콘서트

온라인 라이브 콘서트는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콘서트로, 접근성이 뛰어난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오프라인 공연에 비해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관객은 티켓을 구입해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다. 

아티스트 역시 오프라인 공연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대규모의 관객에게 자신의 공연을 제공할 수 있다. 지난 6월 열린 방탄소년단의 유료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은 전 세계 75만명이 시청했다. 이는 5만명 이상 수용 가능한 스타디움 공연 15회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는 코로나 사태 초반 오프라인 공연이 타격을 받았지만, 온라인 콘서트의 성공이 전화위복의 결과를 낳았음을 뜻한다.  향후 오프라인 공연이 재개되더라도, 온라인으로 실시간 송출을 통해 추가 관객 수요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최초로 영상통화 팬 사인회를 진행한 아이돌 그룹 MCND
업계 최초로 영상통화 팬 사인회를 진행한 아이돌 그룹 MCND

 

◇ 대면 팬 사인회 대신 영상통화 사인회

음반 판매량을 올리기 위해 진행되던 팬사인회도 비대면 방식으로 바뀌었다. 팬들 사이에서 ‘영상통화 팬 사인회’는 말 그대로 영상통화를 이용한 사인회 이벤트로, 앨범 구매자 중 당첨자에게 아티스트가 영상통화를 걸고 사인회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 역시 대면 팬사인회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구책 차원에서 기획된 것이다.

아티스트를 직접 마주하는 방식보다 영상통화를 선호하는 팬들도 상당수인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현장에 가면 사인회가 진행되는 동안, 수많은 팬들이 아티스트를 지켜보고 있다. 대면 방식의 경우, 이런 분위기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반면 영상통화의 경우 오로지 자신과 대화하는 즐거움이 있다는 것. 팬 사인회가 끝나도 통화 내용이 자신의 핸드폰에 고스란히 남게 된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코로나 사태로 급부상한 영상통화 팬 사인회은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대면 행사의 경우, 돌발 상황이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반면, 비대면의 경우 소통 방식의 특성상 그런 상황이 대부분 사전에 차단되기 때문이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의 프라이빗 메시지 구독 서비스 '리슨(Lysn)' 이용 사진 - NCT127 정우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의 프라이빗 메시지 구독 서비스 '리슨(Lysn)' 이용 사진 - NCT127 정우

 

◇ 얼굴 못봐도 친밀감 형성하는 프라이빗 메시지

기존의 컨텐츠가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성과를 내고 있는 것도 있다. 아티스트의 프라이빗 메시지를 받을 수 있는 구독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이다.

매월 구독료를 내면 자신이 메시지를 받기로 설정한 아티스트가 직접 작성한 메시지를 수신할 수 있다. 메시지의 종류는 문자, 사진, 음성, 영상 등으로 다양하고, 모바일 메신저의 개인 채팅방 형식을 띠고 있어 아티스트와 일대일로 대화하는 느낌을 준다.

아티스트가 직접 작성하고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이때 내가 직접 설정한 별명으로 주어가 대체되어 메시지가 온다. 답장 역시 가능하기 때문에 팬은 아티스트와 내적 친밀감을 조성할 수 있다. 

공식 SNS 등을 통해 팬과 아티스트 간의 ‘친밀감’을 쌓아오던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기존 소통보다 ‘내밀한 소통’을 유료 컨텐츠로 내세운 것이 현 시점과 맞물려 언택트 시대 난점의 돌파구로 작용하고 있다. 


◇ 오프라인 행사 감소, 우려하는 시각도

위 항목의 공통점은 비대면의 유료화로, 각각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라이브 콘서트의 경우, 기존의 오프라인 형식에서 벗어나 온라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콘서트로 바뀌고 성공 사례들이 속속 나오면서 업계는 라이브 방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비대면 팬 사인회 역시, 현재 기존 방식(회당 당첨자 100명)보다 3분의 1인 30명 수준으로 줄어들었음에도, 아티스트들의 음반판매 정도에는 큰 변화가 없다. 회사 입장에서 돌발 상황 저지, 사인회 진행 공간 대관 등 여러 요소들을 고려할 때 비대면 방식이 훨씬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또 대면 방식보다 비대면 방식을 선호하는 팬들도 분명 존재한다.

전문가들 역시 케이팝의 비대면 소통 수익 모델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오프라인 행사 등을 통해 아티스트를 마주하는 것이 즐거움이던 팬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케이팝을 좋아하는 김모양(24)은 “가수의 활동기간에는 공연, 공개 방송, 사인회 등 가수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게 강점이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취미를 빼앗긴 기분이 든다”라며 “비대면을 내세운 유료 콘텐츠들의 반응이 좋아서, 이러다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오프라인 행사는 대폭 줄어들고, 온라인 행사만 늘어날 것 같아서 불안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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