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 없는 성관계 후 임신을 방지하기 위해 처방을 받아 복용하는 피임약은 응급피임약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16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 이예경 위원에 따르면 사후피임약이라고 부를 경우, 피임약의 한 종류로 성관계 후 먹는 피임방법으로 일상적으로 쓰여도 무방한 피임법의 한 종류로 오해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언론 등에서도 사후피임약이란 용어를 일상적으로 쓰는 것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예경 위원은 "응급피임약은 복용 시점에 따라 피임 효과가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약 85%의 피임 성공률을 보이므로, 그다지 신뢰할만한 피임법이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차례 반복해 복용할 경우에는 호르몬에 내성이 생겨 피임효과가 더 감소될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며 "또한 응급 피임약은 먹는 피임약의 약 10배에 달하는 고용량의 호르몬을 함유하고 있어 복용 시 메스꺼움이나 구토, 두통, 피로 및 불규칙한 출혈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응급피임약은 반드시 필요할 경우에만 한해 산부인과 전문의로부터 처방을 받아 복용해야 한다.

이예경 위원은 "처방전을 발급 받는 과정에서 응급피임약의 정확한 복약지도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문의로부터 이후 지속적으로 실천 가능한 계획적인 피임법에 대한 상담까지도 함께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여성 건강에 큰 유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안전한 피임을 미리 준비할 수 있을까?

남성이 콘돔 등으로 피임을 한다면, 여성은 정해진 시간에 매일 복용하면 99% 이상의 피임성공률을 보이는 먹는 피임약 등으로 피임을 실천해 이중으로 피임을 하면 보다 안전한 성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먹는 피임약을 복용할 때는 생리 첫날부터 복용을 시작해 매일 정해진 시간에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위원은 "한 달치 약을 복용한 후 복용을 쉬는 휴약기 중에 생리가 시작되며, 생리가 아직 끝나지 않았더라도 약의 종류에 따라 4~7일로 정해진 휴약 기간이 지나면 새 포장의 약을 복용 시작하는 것이 피임약을 복용하는 올바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그러나 당장 피임이 필요한데 이미 생리 시작 후 3~4일 이상 지나버린 경우라면, 지금부터 피임약 복용을 시작하되 첫 2주 정도는 콘돔 등의 다른 피임방법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서는 여성의 건강 증진을 위해 피임 및 생리 관련 질환에 대해 정확한 의학정보를 제공하는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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