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이코리아] 강진 실종 여고생 A양(16·고1)은 어떻게 해발 200미터가 넘는 산꼭대기까지 올라가 죽음을 맞았을까. 강진군 도암면 매봉산 정상 부근에서 발견된 시신이 A양으로 확인되면서 떠오른 의문이다.

강진 여고생 실종사건은 영화 ‘윈드 리버’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영화에서 한 소녀는 맨 발로 필사적인 도주를 벌인다. 성폭행을 당한 뒤 증거를 인멸하려는 범인의 추적을 피해 달아난 것이다. 쫓기던 소녀는 결국 설원 위에서 피를 토하며 죽는다. 소녀의 시신을 발견한 사냥꾼 코리(제레미 레너)는 신입 FBI요원 ‘제인’(엘리자베스 올슨)과 함께 증거를 찾아 나선다.

전문가들은 강진 실종 여고생 A양도 비슷한 상황이었을 거라고 말한다. 윈드리버에서 필사의 탈출을 시도했던 소녀처럼 A양도 범인을 피해 가파른 산꼭대기까지 올라갔을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용의자 차량에서 검출된 A양의 유전자가 매봉산 정상 부근에서 발견된 시신의 유전자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가능성을 더 뒷받침하고 있다.

경찰 수사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앞서 경찰은 24일 오후 3시경 강진군 도암면 지석마을 매봉산 정상 부근에서 A양 시신을 발견했다. 매봉산 정상은 해발 250m이며 시신이 발견된 곳은 200m 지점이다. 경찰은 용의자 김씨가 A양을 산 정상까지 올라가도록 강요했거나 공범이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 중이다.

이번 사건 최대의 미스터리는 A양의 것으로 밝혀진 시신에서 훼손 흔적이 보이지 않은 점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부검 결과 A양에게서 신체 골절 등 뚜렷한 외상이나 인위적인 훼손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는 1차 부검 소견이 나왔다. 시신에서 머리카락이 없었던 점도 의문이다. 이에 대해 범죄 심리 분석 전문가들은 “머리카락을 통해 신원이 밝혀질 것을 두려워한 범인이 의도적으로 제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경찰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A양이 실종 당일 살해당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살해 동기와 범행 수법 등은 밝혀내지 못한 때문이다. A양에 대한 국과수의 정밀 부검 결과는 2주 후에 나올 예정이다.

경찰은 정밀 부검 결과를 토대로 A양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가려낼 계획이다. 만약 정밀 부검에서 별다른 소견이 나오지 않을 경우 자칫 미제사건으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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