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을 엿새 앞둔 6일 오후 싱가포르 선텍시티 한 음식점에서 북미정상회담 기념 '트럼프-김정은 김치 쇠고기 볶음밥(Trump Kimchi Nasi Lemak) 특별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북미회담을 앞두고 개최지인 싱가포르가 특수를 누리고 있다. 중계무역의 나라답게 현지 상인들은 이에 발 맞춰 북미 회담을 기념하기 위한 특별 이벤트와 메뉴 등을 내놓고 있고, 덕분에 매출 상승뿐만 아니라 회담 흥행에 일조하고 있다.

현지 식당들은 성공적인 회담을 염원하며 특별 메뉴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음식 브랜드 ‘하모니 나시르막’은 미국산 건조 숙성 쇠고기와 한국·북한의 음식인 김치가 들어가는 ‘트럼프-김치 나시르막’이라는 메뉴를 출시했다. 나시르막은 코코넛 밀크로 지은 밥에 멸치와 계란 등 반찬이 한 접시에 나오는 음식이다.

하모니 나시르막 측은 “북미 회담은 매우 역사적인 사건이며 우리는 양국 간 화합의 의미를 담은 음식을 만들고자 했다. 사람들이 이 음식을 회담 특수로 보지 말고 세계 평화를 바라는 우리의 뜻이 담겨 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새 메뉴를 출시한 후 매출이 10% 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슬링’의 원조국답게 칵테일도 이벤트에 빠지지 않았다. 식당 ‘에스코바’에서는 트럼프와 김정은을 상징하는 ‘Trump’와 ‘Kim’이라는 2종류의 칵테일을 내놓았다.가격은 6월 12일 날짜에 맞췄으며, 6.12가 아닌 12.60달러로 정했다.

‘홉헤즈’라는 바에서는 두 눈을 감고 입술을 내민 표정의 트럼프 대통령 혹은 김정은 위원장 얼굴 그림이 꽂혀 나오는 ‘브로맨스’(Bromance)라는 칵테일을 선보였다. ‘브로맨스’는 ‘브라더(brother)’와 ‘로맨스(romance)’를 합친 신조어로, 남성 간의 애틋한 감정 또는 관계를 뜻하는 말이다.

홉헤즈 측은 출시 이유에 대해 “우리는 젊은 층이 많이 찾는 트렌디한 가게이기 때문에 기념 칵테일을 출시하면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현지 멕시코 식당인 ‘루카 로코’는 ‘엘트럼포’라는 치즈버거와 ‘로켓맨(과거 트럼프가 김정은을 지칭한 단어)’이라는 한국 치킨이 들어간 타코를 출시했다.

호텔 '로열 플라자 온 스콧’도 다진 닭고기와 김치로 패티를 만든 ‘트럼프-김 버거’를 출시했다. 이 메뉴는 버거와 함께 한국산 쌀로 만든 롤과 감자튀김을 곁들인 음식이다.

지구촌의 성원에 힘입어 북미회담 기념주화도 발행된다. 싱가포르 조폐국은 기념 주화의 앞면에 양국 정상의 맞잡은 손을, 뒷면에는 미국 국화인 장미와 북한 국화 목련을 새겼다. 해당 주화는 금, 은, 비금속(아연에 니켈을 입힌 것) 3가지로 발행되며, 금화는 개당 1380싱가포르달러(약 111만원), 은화는 118싱가포르달러(약 9만원), 비금속 기념주화는 36싱가포르달러(약 3만원)에 판매된다. 싱가포르 조폐국은 당초 금화 1000개, 은화 1만개를 만들 계획이었으나 수요가 많아 각각 3000개, 1만 5000개로 늘렸다.

바가지 요금으로 비난받는 특수도 있다. 세계 각국의 취재진이 이용할 프레스센터의 사용료가 지나치게 높아 빈축을 사고 있는 것. 싱가포르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호텔들도 객실 예약이 쇄도해 평소 30만원대였던 하루 숙박비가 160만원대까지 오르는 등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전 세계 취재진 3000여명이 모이는 국제미디어센터의 경우, 하루 사용료가 많게는 수천만원대에 달한다. 미디어 부스 하나를 빌리는 데만 우리 돈으로 640만원 정도이며 기자들이 현장중계를 할 수 있는 공간의 경우 하루에 960~1200만원의 비용이 든다. 이는 G7 등 다른 국제회의와 비교하면 턱없이 높은 금액으로, 지나친 상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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