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이코리아]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의 욱일기 논란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스티븐 연은 이에 대해 사과했지만 사과문의 내용이 기만적이라는 것.

지난 11일 스티븐 연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출연작인 영화 '메이햄'을 연출한 조 린치 감독의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
하지만 해당 사진은 조 린치 감독이 어린 시절 욱일기로 만든 옷을 입고 있던 사진이었다.

이에 한국 팬들은 크게 분노하며 그의 잘못을 지적했다. 스티브 연은 한국어 사과문과 영어 사과문을 올렸지만 이 두 사과의 내용은 확연히 달랐다.

한국어로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으나, 영어 사과문에서는 "이번 일은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스마트폰에서) 넘기기 한 번, 실수로 '좋아요'를 누른 것, 생각 없이 스크롤을 움직인 것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인터넷 상의 세상은 굉장히 취약하다. 우리를 표출하는데 이런 플랫폼을 쓰고 있다는 것이 슬프다"고 표현한 것.

지난 10여년간 '전 세계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펼쳐온 서경덕 교수는 "이 같은 글은 자칫 '인터넷 상에서의 실수 한 번으로 사람을 재단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글을 올렸다는 것은 아직 제대로 된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스티븐 연의 욱일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워킹데드2 출연 당시 그가 소화한 액션 신 중 트럭 아래로 급히 몸을 숨기는 장면이 있었다. 스티븐 연은 바닥에 몸을 바짝 붙인 채 엎드렸고, 올라간 그의 티 아래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 모양의 벨트가 나타났다. 이 장면은 드라마에 편집 없이 포함돼 한 차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좋아했던 배우라 더 충격이고 실망이다", "잘못을 인정만 하면 됐는데 굳이 사족을 달아서..", "두 번은 실수가 아니다" 등 비판하는 의견이 이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스티븐 연은 13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국어와 영문으로 된 두 번째 사과문을 올렸다.

스티븐 연은 "저의 실수, 특히 어떤 방식으로든 가볍게 다루어서는 안 되는 역사의 상징에 대한 부주의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깊게 영향을 미치는지 배우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사람과 팬분들의 걱정스러운 메시지로 인해 이 문제에 대한 저의 무지함을 깨닫게 되었고, 제가 처음에 급하게 올린 사과문이 더 많은 아픔과 실망을 드렸음을 알게 됐다. 상처 입은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스티브 연은 또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욱일기에 대한 뜻을 정확히 알았으며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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