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정상적이지 못하고 우스꽝스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와 유사한 사자성어로는 주객전도란 말이 있다. 유사여부는 어찌 되었든 간에 터무니 없는 일이 발생하거나 누가 억지를 부리면 이 속담을 사용하여 잘못 되었음을 지적한다.

2014년에 모뉴엘이라는 업체가 3조원의 허위매출(수출) 실적을 만들고 6,000여억원을 사기대출을 받아서 그 중 500여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런데 저 3조원대의 허위수출을 적발한 곳이 금융감독기관이 아니라 관세청이었다. 웃기는 일 아닌가? 금융감독기관은 다음 두 가지 관점에서 3조원 허위수출과 분식회계를 적발할 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였다.
첫째 2013년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1,050억원이었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5억원이었다. 이것은 앞에서 누차 이야기 한 것처럼 분식회계의 결정적 증거자료다.

둘째 2013년 매출액은 별도 1.14조원 연결 1.27조원이었으며 매출채권은 별도 373억원 연결은 934억원이었다. 매출액은 별도 1.14조원 대비 연결이 겨우 10% 늘었는데 매출채권은 별도 373억원 대비하여 연결은 934억원으로 무려 250% 증가하였다는 것은 엄청 이상한 것이다.


2017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하면서 가장 먼저 살펴 본 것이 ‘전차군단’이라고 표현하는 전자제품 및 자동차 제조회사였다. 다시 말하자면 삼성전자와 LG전자 그리고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 5개 회사를 분석대상으로 하였다.

제조회사를 분석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의 적정성이다. 그 다음으로 별도재무제표와 연결재무제표의 적정성이 유지되고 있는가 하는 점을 반드시 짚어보아야 한다.

먼저 전자업체 2개 회사의 재무제표 비교자료를 보면서 이상한 곳이 보인다면 독자는 대단한 전문가이다. 어느 회사의 재무제표가 더 좋아 보이는가? 아니 어느 재무제표가 더 정상적인 모습으로 보이는가? 이렇게 물어 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매출액이 증가하면 재고자산과 매출채권도 증가하는 것이 당연 하지만 그 증가비율이 적정한가 아닌가를 반드시 살펴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LG전자의 2017년 매출액은 별도가 32조원 연결은 61조원이다. 반면에 재고자산은 별도가 1.3조원이고 연결은 6조원이고 매출채권은 개별이 5.6조원 연결이 8조원이다. 그러면 이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이 정상인가 아닌가?  정상이다. 재고자산회전율이 약 10회전이고 매출채권회전율도 별도 5회전 연결 7회전이다. 이것이 통상적인 재고자산 및 매출채권 분석방법이다.

이런 통상적인 분석방법에 의하면 삼성전자도 정상적이다. 재고자산 회전율이 별도 20회전 연결 10회전이며 매출채권회전율도 별도 6회전 연결 8회전이다.

그러나 필자는 조금 다른 분석방법을 사용하고자 한다. LG전자의 경우, 매출액이 별도 32조원에서 연결 61조원이 되었다면 재고자산과 매출채권도 별도보다 연결이 더 큰 금액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재고자산은 1.3조원이 6조원으로 매출채권은 5.6조원이 8조원으로 더 많아졌기에 정상적인 모습이다. 따라서 LG전자 별도와 연결재무제표는 정상적인 재무제표다.

그러나 다른 전자업체인 삼성전자의 2017년 재무제표를 보면 정상적인 형태가 아니다. 매출액은 별도가 161조원 연결이 239조원으로 48%나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채권은 별도와 연결 모두 28조원으로 동일하다. 이것은 흔히 있는 일은 아닌 것이다. 반면에 2015년은 별도 20조원과 연결 25조원이었다.

다음으로 자동차 제조업체인 현대자동차의 2017년 매출액을 보면 별도가 41조원 연결 96조원이다. 재고자산은 별도는 2조원 연결은 10조원이고 매출채권은 별도는 2.9조원 연결은 3.8조원이므로 정상적인 모습이다.

현대자동차보다 현대모비스는 더 제대로 된 모습이다. 2017년 매출액을 보면 별도 19조원 연결 35조원이다. 재고자산은 별도 1조원 연결은 3조원이며 매출채권은 별도는 3조원 연결은 6조원이다. 아주 정상적인 모습이다.

그런데 기아자동차는 이상한 행태를 하고 있다. 2017년 매출액은 별도가 32조원이고 연결은 53조원으로 별도보다 66%나 더 많다. 재고자산은 별도가 1.5조원 연결 8.5조원으로 정상적이나, 매출채권은 별도가 4조원이고 연결은 2조원으로 극히 비정상적인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분식회계일까 아닐까? 서두에서 살펴본 모뉴엘이 비정상적이었던 것처럼 이것도 형태만 다른 비정상적 회계처리 결과다.

LG전자와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처럼 별도보다 연결매출액이 많아지면 연결재고자산과 연결매출채권이 증가하는 것이 상식적이며 정상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아자동차의 별도와 연결 매출채권이 저런 모습이 된 것은 어떤 이유일까?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삼성전자의 매출채권은 왜 2015년은 별도 20조와 연결 25조로 정상적이었으나 2016년은 별도 23조와 연결 24조으로 가까워졌으며 2017년은 별도와 연결 모두 28조로 동일하게 되었을까
축구를 예로 든다면 삼성전자는 2017년 기준으로 ‘옐로우카드’에 해당하며 기아자동차는 2015년부터 계속하여 ‘레드카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기아자동차 매출채권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저 숫자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회계법인과 금융감독기관은 저 사실을 알고 있을까 아니면 모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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