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픽사베이>
5조원대의 대규모 분식회계로 중징계와 거래중지 되었던 대우조선해양 주식거래가 1년 3개월만에 재개되었다. 반면에 삼성엔지니어링의 2013년 1조원과 2015년 1.5조원 영업손실과 자본잠식의 충격은 2016년 유상증자로 그럭저럭 마무리 되었다.
 
두 회사는 손실규모만 다소 차이가 있을 뿐이며 성격은 다를 것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양사 모두 대규모 손실발표에도 불구하고 삼성엔지니어링은 대우조선해양의 처리과정과 많은 차이가 있었다. 왜 그럴까?
 
2.5조원이 5조원보다 너무 적어서? 아니면 무엇인가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럴까? 앞에서 이미 살펴본 것처럼 2013년에 GS건설이 약 6천억원 손실을 발표하자 법무법인의 소송 제기와 시민단체의 금융감독원 고발이 있었다. 그러나 삼성엔지니어링은 GS건설보다 더 큰 손실 1조원을 발표하였음에도 고발이나 소송 제기라는 단어를 들을 수가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그룹계열사이기 때문에 접근이 불가한 성역으로 취급되는 것일까? 아니면 접근하면 큰일난다는 경고장이라도 붙어 있는 것일까? 하여튼 그 어떤 언론도 감히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하여 분식회계 가능성 조차도 언급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달에 한국항공우주의 대표이사를 5,000억원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한 검찰의 수사발표가 있었다. 2017년 상반기 273억원 영업손실에 5,000억원의 손실을 더하면 5,300억원의 손실을 숨긴 셈이 된다. 그런데 대표이사가 구속 기소된 것이다. 그러나 2.5조원 영업손실을 발표한 삼성엔지니어링은 무탈하다.
 
2013년의 1조원 영업손실 발표와 2015년의 1.5조원 영업손실 발표가 정상적인 회계처리 결과여서 무사하고 무탈한 것일까? 아니면 건드리면 골치만 아플 터인데 가만히 두면 삼성그룹에서 알아서 정상화 시킬 것이니 못 본 척하고 내버려 두는 것이 최선이란 결론을 내린 것일까?
 
어느 결론에 따른 결과이든 간에 감독기관의 위상은 한심하기 짝이 없어진다. 왜냐하면 정상적인 회계처리 결과가 아님은 초등학생도 알 수준이고, 자본권력에 모든 것을 의존한 결과 및 대우건설 방식의 어정쩡한 분식회계 발표가 초래할 결과를 전혀 예상 못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 삼성엔지니어링을 대우건설과 GS건설의 영이와 영현 비교법으로 분석해보자. 그러면 삼성엔지니어링과 GS건설에 대한 차이도 알게 되고 대우건설 회계오류 수정 후의 모습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가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 영이와 영현 비교현황>

삼성엔지니어링의 2011년과 2012년의 영업이익을 보면 ‘해도 해도 너무 한다’라는 말이 떠 오른다. 2008년 영업이익 1,300억원 하던 기업이 갑자기 6천억원 7천억원 할 수는 없다. 더구나 2013년의 1조원 손실까지 포함한다면 말이다. 하물며 2015년의 1.5조원의 손실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2011년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영업이익 합계액이 – 8,763억원이고 영현흐름의 합계액은 – 2조 1,756억원이다. 이것은 평균금액으로 보면 2011년부터 단 해도 영업이익이 전혀 없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2012년 영업이익 6천억원 2013년 영업이익 7천억원을 공시하면 이런 것을 대우조선해양과 동일하다고 한다. 모두가 이것을 안다. 그러나 모두가 입을 다물고 있다.

2013년 1조원 영업손실 발표 후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정상적인 모습을 가지던 영이와 영현이 2017년 상반기에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여진다. 왜냐하면 2017년 상반기에 영업이익을 247억원으로 발표하였으나 영현흐름은 -4,224억원으로 공시한 것은 과거의 비정상으로 되돌아간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대우건설과 비교해보면 문제가 분명해진다. 2015년부터 정상적 모습이다.

<대우건설 영이와 영현 비교현황>

더구나 KAI의 영이와 영현 비교현황과 대비해보아도 삼성엔지니어링의 2017년 상반기의 숫자는 폭풍전야를 암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KAI의 영이와 영현 차이금액이 2014년과 2015년 3,000억원에서 2016년에 1,700억원으로 줄었고 2017년 상반기에는 차이금액이 665억으로 감소되었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 영이와 영현 비교현황>
이제 11월 15일이면 3분기 실적 발표를 할 것이다. 3분기 실적 발표가 어떤 형태로 나타날 것인가에 대하여 모두가 궁금할 것이다. 아마도 KAI는 5,000억원 영업손실을 반영하게 될 것이고 그에 따른 결과로 ‘매미청채권’ 잔액은 줄어들 것이다. 만약 이렇게 공시하지 않는다면 KAI와 회계법인이 검찰수사 결과에 반발하는 것이 된다.
그러면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어떻게 발표할까?
 
필자가 추정하기로는 GS건설은 그대로 계속 갈 것이다. 이미 금융감독원에서 분식회계가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였으니 새삼스럽게 영업손실을 발표할 수도 없다. 그러면 영이와 영현 차이금액은 언제 정상화 될 것인가? 모른다.
 
<GS건설 영이와 영현 비교현황>
삼성엔지니어링은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가 있다. GS건설처럼 영업이익은 있으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인 비정상구조로 또 발표하거나, 아니면 2013년과 2015년처럼 손실을 발표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2017년 상반기 실적을 보면 GS건설의 경우는 영이와 영현 차이금액이 2,300억원이나, 삼성엔지니어링은 4,500억원이다. 제법 크다.
 
그러므로 상반기처럼 계속 영업이익이 있는 것으로 발표하기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2013년과 2015년처럼 영업손실을 다시 한 번 발표할 수도 있지만 다른 대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
 
기업의 영업손실 발표를 마냥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대우건설처럼 발표할 손실이 있으면 제대로 완전하게 정리하는 것이 그것을 숨기는 것보다 투자자나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 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손실과 부풀려진 자산을 숨기는 것이 일시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숨겨진 손실과 자산은 들어 나게 마련이다. 이제 대우조선해양과 대우건설이 정상적인 구조로 전환한 것처럼 KAI도 정상적인 모습으로 전환될 것이다.
 
여타 다른 기업들도 손실을 숨기는 것 즉 자산을 과대하게 부풀리는 것이 잘하는 일이 아님을 하루라도 빨리 깨닫기 바란다. 분식회계는 범죄다.
 

김영태 분식회계추방연대 대표

2008년 현대자동차 미국 알라바마 공장 CFO, 2012년 현대자동차 재경사업부장, 2015년 현대엔지니어링 재경본부장 등을 지냈다. 2015년 11월에는 대우조선해양을 분식회계 혐의로 신고한 바 있다. 그 후 분식회계추방연대를 결성, 분식회계 근절활동을 추진 중이다. 저서로는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10개 기업의 분식회계 여부를 비교분석한 <과연 대우조선해양만 그럴까?>와 현대건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상세한 분석 및 분식회계와 주가하락으로 인한 피해에 관해 다룬 <분식회계 그 피해자들은 누구인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