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척블루파워 조감도, 출처-삼척블루파워]
[사진-삼척블루파워 조감도, 출처-삼척블루파워]

[이코리아] 오는 4월 국내에서 건설 중인 마지막 석탄발전소, 삼척블루파워가 상업운전을 앞두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석탄발전소 건설을 돕는 금융기관들에게 회사채 인수와 판매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삼척 화력발전소는 석회석 폐광산을 발전소 건설부지로 재활용하여 만든 석탄화력발전소다. 전국 탈석탄 네트워크인 ‘석탄을 넘어서’에 따르면 삼척석탄발전소는 국내 최대 규모인 1050MW(메가와트) 터빈 2개를 갖춰 최대 출력을 가정했을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연간 1282만t(톤)이다. 이는 2020년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 2%, 2030년 감축 목표 배출량 3%에 해당한다. 

환경운동연합 배슬기 에너지기후팀 활동가는 “삼척블루파워의 상업운전이 시작되면 30년간 우리나라의 연간 배출량의 절반인 3억 6000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이른 벚꽃과 폭염의 그림자로 존재할 것”이라며 우려한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국내 금융기관의 화석연료금융 지원 실태를 분석한 ‘2022 한국 화석연료금융 백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공적, 민간)의 화석연료금융 총 자산은 118.5조 원으로 집계되었다. 보고서에는 포함되지 않은 민간보험사의 부보금액(보험)인 94.9조 원을 포함하면 213.4조 원에 이른다. 이는 2023년 정부예산의 3분의 1에 달하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화석연료금융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탈석탄 로드맵 수립, 탈석탄법 제정 등의 노력 이외에도 정부가 금융시스템을 기후금융, 녹색금융, 더 나아가 지속가능금융으로 나아가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규제 당국이 금융기관의 건전성 평가에 기후리스크를 적극 고려하고, 유럽연합의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SFDR)처럼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기후 등 공시를 의무화하는 정책적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현재 삼척블루파워 회사채를 인수·판매하는 6개 증권사는 NH투자·미래에셋·신한투자·KB·키움·한국투자증권이다.

[사진-전국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 제공-환경운동연합]
[사진-전국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 제공-환경운동연합]

아이러니하게도 키움증권을 제외한 5개 증권사는 탈석탄 선언을 한 상태다. 해당 증권사들은 삼척블루파워와의 계약은 탈석탄 선언 이전인 2018년이라는 논리로 석탄금융 업무를 지속해오고 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6개 증권사에 삼척블루파워와의 총액인수확약 계약 연장 및 신규 계약 중단을 촉구했다. 삼척블루파워 회사채를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하는 행위와 투자자 모집 중단도 요구했다. 이를 통해 삼척블루파워의 추가 자금 조달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순형 충남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특위 위원장은 "전 세계는 기후위기 대응,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온실가스 최다 단일배출원인 석탄발전 비중을 줄이고 있고, 앞다퉈 석탄발전 종료연도를 앞당기고 있다. 더 이상 석탄발전은 싼 발전원도 아니다"며 "1조원 조달을 책임져온 NH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들은 앞에선 ESG경영을 내세우고 뒤에선 석탄발전 자금줄을 대고 있는 그린워싱을 규탄하며 이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증권사들은 상황에 맞춰 대응해야 하지만 섣불리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관계자는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탈석탄화 선언 이후 본사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다만 선언 전 계약에 대해서는 계약에 따라 이행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단지 아직 자금 조달 이후 상황에 대해 삼척블루파워 쪽에서 어떤 이야기도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먼저 한다 안한다 단정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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