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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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최근 인구 감소로 인해 농촌 소멸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농촌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은 나라별 상황이 다르다. <이코리아>는 우리나라의 현황과 프랑스 등 선진국의 정책에 대해 알아봤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농촌 현장에서 지역의 특화 자원을 활용한 청년층의 창업 활동이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의성군은 미래 신산업 발굴 뿐만 아니라 청년들이 지역 자원을 활용하여 창업을 추진하고,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함으로써 농촌 소멸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 중인 지자체 중 하나다.

경북 의성군이 안계면 등 서부권역을 중심으로 추진한 지역재생 프로젝트인 ‘이웃사촌시범마을’ 조성 사업으로 다양한 청년들이 유입되면서 지역에 새로운 활력이 생겨나고 있다. 오래된 건물에서 예술적 가치를 발견해 이전에 없던 문화공간을 만든 청년 예술가가 있는가 하면,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색다른 체류·관광 콘텐츠를 발굴해 외부인과 지역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청년 단체도 나타났다. 

대표적인 공간인 청년복합주거공간인 ‘금수장’은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금수장은 의성군이 ‘이웃사촌시범마을’ 사업의 일환으로 청년 임시거주 공간을 구축하기 위해 오래된 여관(금수장)을 리모델링해 탄생한 공간이다. 안계평야와 위천 자락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금수장은 청년 게스트하우스 공간으로 활용되다가 지금은 워케이션 프로그램 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집이나 사무실이 아닌 원하는 곳에서 업무와 휴가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새로운 근무제도를 말한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고 ‘워라밸’을 중요시하는 MZ세대들의 등장이 워케이션의 확산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농촌의 변화에 발맞춰 농촌의 가치를 높이고, 삶터·일터·쉼터로서의 농촌다움을 회복하는 공간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 및 제도 정비를 준비 중이다.

국토연구원 이차희 부연구위원이 발표한 ‘농촌발전을 위한 농촌-도시 간 연계 논의와 해외사례’에 따르면 유럽 등 선진국은 농촌이 기후변화와 환경훼손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동시에,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유럽의 농촌에는 약 1만 5천 개의 생태마을이 조성되어 있으며, 유럽의 많은 마을이 순환 및 바이오 경제 활동을 위한 지역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에너지 절약, 재생에너지 생산 및 지속가능한 운송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 이다.

또한 유럽의 ‘스마트 빌리지(smart village)’는 단순히 도시지역과의 격차를 줄이는 개념이 아닌, 농촌지역 고유의 매력을 바탕으로 유럽의 디지털 경제 전환에서 필요한 새로운 역할을 농촌에 부여하는 것이다.

특히,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려면 농촌이 도시를 도울 수 있는 방법과 도시가 농촌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식별하여 공식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프랑스의 경우 브레스트(Brest)와 브르타뉴 중서부 코뮌 연합체(Pays Centre-Ouest Bretagne) 간 상호계약은 핵심적 연계 목적(경제성장, 사회적 포용, 건강·문화 서비스 제공, 환경·에너지 전환)에 집중한 파트너십 모델을 구축했다..

브르타뉴 중서부 코뮌 연합체는 총 인구 8만 2천 명의 78개 코뮌이 연합한 지역·농촌균형조합(PETR)으로, 우유 등 농식품 위기로 인해 2009년 이후 고용이 크게 감소했다. 이에 지역이 의료적 혜택을 보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고 에너지 목재 산업의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필요성이 있었다.

상호계약 서명 후 1년만에 시청각 클러스터(다큐멘터리 영화의 지역 허브), 의료(브레스트 병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브르타뉴 중서부 농촌지역에서도 제공됨) 및 바이오에너지(모든 지역 목재 산업 비즈니스를 통합하는 목재 에너지 클러스터) 지원 측면에서 성과가 나왔다.

브르타뉴 중서부 코뮌 연합체의 중심지에 위치한 카하익스병원은 브레스트에서 70㎞나 떨어져 있는데, 2008년부터 병원의 산부인과 병동이 폐쇄될 위험에 처해 있었다. 그러나 지역 임산부의 캠페인으로 폐쇄되지 않았으며, 대신 브레스트 대학 병원과의 합병 계약으로 이어졌다.

또한, 의료 관련 고등교육 및 직업 훈련도 진행되고 있다. 2016년부터 브레스트 대학병원 커리큘럼으로 매년 20명의 카하익스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 훈련을 제공하고 있고, 브레스트 대학병원 치과 학부에서는 카하익스에서 수강할 수 있는 원격 과정을 추가하고 있다.

이 부연구위원은 “내생적 수요가 적은 농촌 경제의 특성(저밀도 경제)을 고려할 때 도시와 거래 가능한 자원 확보를 통한 농촌-도시 간 연계는 농촌의 핵심 성장전략이 될 수 있다”며 “국내에서도 농촌·도시 이분법 접근을 넘어 농촌-도시가 상호보완적 관계라는 인식에 기반해 농촌-도시 간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이 향후 농촌의 성장전략을 모색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간 국내 관련 학술·정책적 논의가 도시 중심의 시혜적·종속적 관점에서 이루어져 농촌지역이 사실상 소외된 측면이 있었으며,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기에 농촌의 새로운 성장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농촌-도시 간 연계가 활발히 논의될 필요가 있다”며 “향후 효과적인 농촌-도시 간 연계가 이루어지기 위한 우선 과제로 행정구역을 넘어서 다양한 기능지역 설정을 제시하는 한편, 효과적 농촌-도시 간 파트너십 형성을 위한 기반으로서 지자체의 정치적·경제적 자립구조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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