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배민배달 ,출처-배민외식업광장]
[사진-배민배달 ,출처-배민외식업광장]

[이코리아] 배달의민족이 지난 1월 내놓은 ‘정률제 수수료’ 상품에 가입한 외식업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배민은 지난달 요금제를 개편하면서 자체 배달은 ‘배민배달’로, 대행사를 이용한 배달은 ‘가게배달’로 각각 이름을 바꿨다.

배민배달(한집·알뜰배달)은 업주들에게는 ‘배민1플러스’ 상품으로, 배민1플러스 가게는 앱 내 배민배달 영역에서 한집배달과 알뜰배달 모두 노출된다. 가게배달은 업주가 울트라콜(깃발 광고비)이나 오픈리스트 상품에 가입해 광고로 가게를 노출한다.

기존 대다수 업주들이 선호하던 울트라콜 상품은 배민에 고정된 금액의 광고비(정액제)만 내면 됐다. 그러나 배민의 새 상품인 배민배달은 업주 매출이 늘어날수록 이에 비례해 배민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많아지는 정률제다.

이에 정률제인 배민배달을 이용하는 업주는 배민에 주문 중개 이용료로 음식값의 6.8%(부가세 포함 7.48%)를 내야 한다. 또 배달요금으로 지역에 따라 2천500∼3천300원(부가세 별도), 결제수수료 1.5∼3%(부가세 별도)도 지급해야 한다.

1만원짜리 주문에 중개이용료 680원, 배달요금 3천300원(서울 기준), 결제수수료 300원 등을 합한 4280원에 부가가치세 10%를 더해 4708원이 배민배달을 이용하는 업주가 배민에 지불해야 하는 요금이다. 결국 업주가 가져가는 건 위 금액을 제외한 5292원, 매출의 반 가까이를 배민에 지불하는 셈이 된다.

이에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측은 “사장님들은 다양한 상품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면서 “정액제 상품은 지금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사 업주들은 배민배달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사진-배달의민족 앱 갈무리]
[사진-배달의민족 앱 갈무리]

배민이 배민배달은 눈에 잘 띄게 배치하고 프로모션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실제로 가게배달로 주문하기 위해 들어가도 배민배달시 할인을 받는다는 광고가 같이 뜨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 할인을 무시하고 가게배달로 주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업주들이 기존에 이용하고 있던 가게배달로 인한 매출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토로한다.

전문가들은 정률제와 정액제 시스템이 둘 다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배달앱의 입장에선 정률제를 이용하는 업체가 매출을 올릴수록 이득이 되므로 정률제를 이용하는 업체의 광고를 더 위쪽에 노출을 더 시켜준다거나 하며 은근히 정률제 시스템으로 몰아가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자영업자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허준영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20일 YTN에서 “우리나라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이 3만 개 정도 되는데, 전 세계 맥도널드 매장은 3만 개가 안 된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시장이 과포화된 상태”라며 말했다. 

허 교수는 이어 “배민의 정률제 도입은 배달앱 시장이 정체기에 들어서면서 영업환경 극복을 위한 기업의 한 타개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결국 자영업자들에게 또 다른 부담"이라며 정부가 이를 공정거래 이슈로 다뤄 구조적인 문제들을 풀 수 있는 시정 조치를 논의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배달앱 수수료 논란은 우리나라만의 상황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소비자들이 배달업체의 과도한 수수료로 인해 식료품 가격이 비싸졌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배달 업체가 배달 건마다 구매액의 13.5~40%에 달하는 비율의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다. 도어대쉬, 우버이츠, 포스트메이트, 그럽허브 등 4개 배달업체들은 소송 이후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징수 연기 등 조치를 내렸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장이 나서 배달 수수료를 15% 이하로 제한하기도 했다. 

배달앱 업계에선 소비자들의 배달비 부담 완화가 장기적으로 배달시장의 지속성장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을 강조한다.

배민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배달비를 적정하게 설정해야 주문이 들어올 것”며 “소비자들 입장에선 (바뀐 요금제에 대해) 당연히 좋아하고 일부 업주들 사이에서도 이런 방향으로 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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