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이유 '러브 윈즈 올' 뮤직비디오,출처-이담엔터테인먼트]
[사진-아이유 '러브 윈즈 올' 뮤직비디오,출처-이담엔터테인먼트]

[이코리아] 가수 아이유의 신곡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논란은 문화적 전유의 문제라며 창작자도 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이유의 ‘러브 윈즈 올(Love Wins All)’은 곡 제목으로 발매 전 논란을 치렀다. 당초 아이유는 곡 제목을 ‘러브 윈즈(Love Wins)로’ 발표했다. 그런데 제목이 2015년 미국에서 동성결혼 합헌 결정이 났을 때 성소수자들이 구호로 사용한 문구와 같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러브 윈즈는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다. 

제목을 비판하는 이들은 화제를 끌기 위해 성소수자의 언어를 이용했다거나, 아이유 같은 영향력 있는 가수가 문구를 가져다 쓰면 그러한 의미가 흐려진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아이유가 ‘사랑이 미움을 이긴다’는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가치를 노래에 담고자 했다‘는 내용의 자필 편지로 된 곡 설명문까지 공개했다. 그런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아이유측은 곡 제목을 ‘Love Wins All’로 바꿨다.

이 제목은 2020년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팝스타 아델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진 한 장이 불러일으킨 뜨거운 논쟁을 떠올리게 한다. 사진 속 아델의 ‘반투 올림머리’가 논란이 된 것.

[사진-반투머리를 한 아델, 출처-아델인스타그램]
[사진-반투머리를 한 아델, 출처-아델인스타그램]

아델은 영국 런던에서 해마다 열리는 노팅힐 카니발 축제를 축하하기 위해 반투머리를 했다고 해명했지만, 그의 이런 모습을 비판하는 댓글들과 이에 반박하는 댓글들이 당시 13만 개가 넘게 달려 주목받게 되었다.

당시 미국 ABC뉴스, 영국 BBC 등 외신은 아델의 사진이 이른바 ‘문화적 전유(cultural appropriation)’ 논란을 촉발시켰다고 보도했다. 

문화적 전유란 인종 차별과는 다른 개념으로, 특정 문화나 정체성의 요소를 다른 문화의 구성원이 가져다 취하거나 이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전문가들은 특정 문화를 차용하려면 그 문화의 배경과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021년 힙합 가수 박재범이 선보인 '드레드 헤어'가 '문화적 전유' 논란에 있을 때, 경희대학교 글로컬역사문화연구소 염운옥 교수는 “드레드 헤어는 몇 달 동안 노예선 바닥에 지내며 머리가 엉클어진 아프리카인들을 보고 백인들이 '끔찍하다(dreadful)'고 말한 데서 유래했다”며  “단순히 재미나 멋을 위해 드레드 헤어를 할 경우 문화적 전유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염 교수는 “박재 씨가 흑인문화를 도용하려는 의도를 가졌다고 보진 않는다”면서도 “흑인문화를 흑인만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문화적 의미에 대한 이해와 숙고는 분명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문화 전유 논란이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대중음악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양학부 교수는 “K팝이 이러한 논란에 빠지는 건 인기가 높아지면서다.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3세대 K팝 가수들의 세계적인 성공으로 팬층이 넓어져 과거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이제는 문제가 된다.”면서 “문화 전유와 관련된 논란은 해결하기 어려운 이슈다. K팝은 장르적 특성상 지역적 특수성과 글로벌 보편성을 모두 구현해야 한다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교수는 “다만, 기획사나 가수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을 팬들이 앞서 지적하고 논쟁하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 도용과 관련된 논란은 어쩌면 새로운 4세대 K팝이 등장하고 있다는 신호이자 K팝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글로벌 대중음악이 되어가는 일종의 성장통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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