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2024 화천산천어축제 앞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환경운동가들, 출처-시셰퍼드코리아]
[사진-2024 화천산천어축제 앞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환경운동가들, 출처-시셰퍼드코리아]

[이코리아] 추운 겨울임에도 매년 100만 명 넘는 관광객이 몰리는 강원도 화천의 산천어축제, 그러나 일부 단체들에게 동물학대라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2003년 시작돼 올해로 21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화천 산천어 축제는 캐나다 퀘벡 윈터카니발, 일본 삿포로 눈축제, 중국 하얼빈 빙등축제와 함께 ‘세계 4대 겨울축제’로 불리고 있다.

축제가 가져오는 경제적 효과는 화천군 입장에서는 엄청나다. 화천군청 자료에 따르면 화천 산천어축제의 경제적 효과는 평균 1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관광으로 인한 수입 뿐 아니라 축제를 위한 일자리를 만드는 등 지역경제를 살리는 효과까지 합산한 것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기준 산천어축제로 거둔 경제적 효과는 약 1300억 원이다. 이는 2020년 화천군의 1년 예산이 약 3380억 원임을 기준으로 봤을 때, 1년 예산의 약 38%에 해당하는 돈으로 축제기간인 23일 만에 벌어들인 셈이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동물권 단체들은 산천어 축제가 동물에게 지나친 고통을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축제에 이용되는 산천어 60만 마리는 화천에 살지 않는다. 전국 양식장에서 길러져 화천으로 옮겨지는데, 이 과정에서 산천어 사료로 쓰이는 치어가 남획될 우려가 있어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산천어 맨손잡기 프로그램을 위해 힘을 빼놓기 위해 일부러 굶긴 산천어를 투입한다는 것.

상수원보호구역인 화천천이 훼손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축제로 쓸 얼음판을 만들기 위해 물 속 풀을 없애거나 물막이 공사를 하면서 토종 어류가 살 수 없게 돼버린다는 것.

실제 이러한 이유로 2020년 동물단체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최문순 화천군수와 축제 주관 기관을 고발한 바 있다. 그러나 춘천지방검찰청·서울고등검찰청은 축제에 활용되는 산천어가 식용으로 양식된 점 등을 이유로 각하되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포유류·조류·어류 등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에 적용된다. 어류도 동물보호법 적용 대상이 되지만, 식용 어류는 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

동물축제를 둘러싼 논란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동물축제가 동물학대 비판에 직면했고, 나름의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만 싼샤 지역에서는 매년 설 ‘성스러운 돼지 축제’가 열린다. 이날이 되면 지역 주민들은 마을에서 가장 크고 뚱뚱한 돼지를 잡아 제물로 바친다.

이 축제는 고대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살진 돼지를 제물로 바치는 전통은 1980년대에 생긴 것으로 비교적 최근에 발전되었다. 싼샤 지역 주민은 축제가 성공적으로 완성되면 그들의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오랫동안 믿어 왔다.

주민들은 서로 더 뚱뚱한 돼지를 키우기 위해 경쟁하듯 사육한다. 2014년 대회에서 우승한 돼지의 몸무게는 936㎏에 달했다. 이렇게 우승자가 된 돼지의 주인은 황금트로피를 받고, 우승 돼지는 근처 사원에서 도살된 후 화려하게 꾸며 차에 싣고 거리 행진에 동원된다. 

그러나 이 축제 역시 동물학대 논란이 나오면서 최근엔 축제에 참가하는 돼지의 수가 감소하고 체중이 지나치게 많이 나가는 돼지도 줄어들고 있다. 대만 동물권리 운동가들은 ‘전통문화를 폄훼하는 것이 아닌 돼지 체중을 늘리기 위해 강제로 먹이는 잔인한 방법을 반대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주장하며 축제에 반대하고 있다.

[사진-영국 버드페어 누리집 갈무리]
[사진-영국 버드페어 누리집 갈무리]

영국의 버드페어(Bird Fair)는 1989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매해 중요하게 여겨지는 조류 생태계 문제 하나를 주제로 선정하고, 축제를 통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용을 모금한다.

매년 8월 영국 러틀랜드 워터 자연보호지역에 배를 타고 호수로 나가 새들이 사냥하는 모습도 관찰한다. 보존 단체, 예술, 기타 자연 관련 된 다양한 제품이 전시되며, 새 관찰에 필요한 물건을 사고파는 중고장터도 열린다. 모인 수익금은 그해 버드페어에서 주제로 정한 조류 생태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는데. 2023년 버드페어에선 프로젝트 펀드로 전 세계의 새들을 보호하는 국제기구인 ‘BirdLife International and Avesy Conservation’에 120000 달러가 기부되었다.

동물을 배려하는 축제, 국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서울대 천명선 교수팀의 전국 동물 축제 조사에서 무주 반딧불 축제, 군산과 서천의 철새 축제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축제들은 모두 동물을 해치지 않고 관찰한다는 점에서 고득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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