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상청 전국 기온분석, 출처-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사진-기상청 전국 기온분석, 출처-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이코리아] “지난해 넷제로 달성을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은 전기차 분야를 제외하곤 모든 분야에서 실패했다.” 이는 2023년을 돌아보며 블룸버그 통신이 분석한 결과다.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는 고조되고 있는데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은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 역시 지구온난화의 영향 아래에 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 평균기온은 13.7도를 기록하며 기상관측 이래 최고로 더운 해로 기록되었다. 2위인 2016년보다 0.3도 더 높았으며 2022년보다는 0.8도 상승하여 기상이변을 체감한 해였다. 

올해는 엘니뇨가 작년에 이어 지속되어 최절정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올 봄 기온이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으며, 지구평균기온이 상승하면 폭우와 폭염발생 빈도가 증가되고 이상기후, 기상이변 발생 가능성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급변하는 기후는 단지 날씨 뿐 아니라 사회·경제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블룸버그는 “올해 기후변화는 선거부터 자연 재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며 ‘2024 기후 전망’을 제시했다.

올해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은 정부 주도 인센티브, 정책, 탈(脫)탄소 기조 등에 힘입어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재생에너지 중에서도 태양광·풍력에너지가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 산하 조사기관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BNEF)는 중국이 올해도 태양광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보며, 태양광 비용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태양광보다 성장 속도는 느리지만, 글로벌 풍력발전소 신규 설치도 올해 신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측됐다.

[사진-기아의 SUV 전기차 EV9, 출처-기아]
[사진-기아의 SUV 전기차 EV9, 출처-기아]

전기차에 대한 수요 증가세는 주춤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NEF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중심으로 다양한 전기차 모델들이 새로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한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167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작년 6월에 예상했던 수치보단 4% 낮은 수준이다.

기후변화 정책에 큰 영향을 끼치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선거가 올해 치러진다. 블룸버그는 미국 대통령 선거와 유럽의회 선거를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했다.

오는 6월 예정된 EU의 유럽의회 선거에선 그동안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던 EU가 앞으로도 친환경 노선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최근엔 기후변화 대응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나라들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주로 극우파 세력들이  정권을 잡고 있는 이탈리아, 네덜란드, 슬로바키아 등이 선거의 승기를 잡을 경우, EU의 친환경 노선이 변할 가능성도 예측된다.

미국 역시 오는 11월에 치러지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기후변화가 사기”라고 주장해왔던 전례에 비춰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표적 기후법안인 인플플레이션 감축법(IRA)이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블룸버그는 “트럼프가 승리하면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헤이르트 빌더스 네덜란드 자유당 대표 등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지도자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과학자들은 올해도 엘니뇨가 인해 기온이 기록적으로 치솟아 폭풍, 산불, 홍수 등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상기후에 따른 파장 또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엘니뇨가 올 여름까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식량 공급망을 비롯한 인플레이션 등에 영향은 수개월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지난 해 우리나라 평균기온 상승은 극심한 어획 부진도 가져왔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전체 강원도 어획량은 3만1613 톤(t)으로 전년의 3만6858t의 86%, 과거 3년 평균(3만6345t)의 87%에 머물렀다. 동해안의 대표 어종인 오징어 어획량 역시 1365t으로 전년의 39%, 과거 3년 평균 6064t의 23%로 급감했다. 

이밖에 ESG 규제 강화, 블랙록 등 자산운용사들의 새로운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 논란, 메탄 배출 단속 활성화 등도 올해 주요 전망으로 제시됐다.

올해 11월 예정중인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 당사국총회(COP29) 역시 화석연료 퇴출을 둘러싼 각국의 줄다리기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산유국들의 거센 반대 끝에 화석연료 퇴출이 아닌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이라는 합의를 힘들게 도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해 주최국인 아제르바이잔 역시 산유국으로, 글로벌 에너지 전환을 위해 자국이 보유한 천연가스가 필수라는 입장을 지난달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탄소배출 감소에 대한 합의가 난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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