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지진 피해복구에 나선 일본, 출처-NHK  동영상 갈무리]
[사진-지진 피해복구에 나선 일본, 출처-NHK  동영상 갈무리]

[이코리아] 새해 첫날 일본에서 발생한 규모 7.6의 강진으로 인해 현재 수십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발생한  진도 7.8 규모의  튀르기예 강진으로 2만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신속하고 적절한 재난 방송 덕분이었다.

3일 NHK방송 등에 따르면 이번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이날 오전 11시 기준 64명으로 확인됐다. 부상자는 최소 이시카와현과 인접 지역을 포함해 총 370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2016년 이후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최대 규모의 인명 피해다.

그런데 1일 당시 방송사들의 대처가 주목을 받고 있다. NHK의 야마우치 이즈미 아나운서는 침착하게 지진 특보를 진행하다가 지진해일 경보가 발령되자 “즉시 높은 곳으로 대피하라”, “절대 멈추서거나 되돌아가지 말라”, “정보는 다양한 수단으로 얻을 수 있다. 지금 즉시 우선 대피하라”라며 대피할 것을 강하게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아나운서가 침착하지 못했다.’, ‘혼란을 가중시킨다’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이같은 방송 태도는 NHK 아나운서실의 전략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의 재해보도 원칙이 ‘피해상황을 전달’한다는 기존 방침에서 ’생명을 우선‘한다는 것으로 보도 방침을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 언론은 평소와 다르지 않게 일반 뉴스를 중계하듯 지진해일 경보를 침착하게 보도했고, 이에 대피하지 않아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많았다고 평가받았다.

이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NHK는 재난방송시 아나운서가 갑자기 강하게 호소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시청자로 긴박감을 심어주기 위한 전략을 택했다.

일본 미디어 뉴스포스트세븐은 NHK 방송실 관계자를 인용, “동일본대지진 이후 NHK는 대규모 재해 보도를 검증하고 개선해왔다”며 “2018년부터 2020년도에 걸쳐 전국 40개 이상 지역 방송국이 참가해 600페이지에 걸친 보도 매뉴얼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일본의 ‘니혼TV‘ 역시 연 2회의 재해보도 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는 지진 정보가 제공되면 화면 오른쪽 상단에 ’쓰나미 긴급대피‘라고 표시하고 언제, 어디서, 어떤 규모의 쓰나미가 도달하는지에 대해 알기 쉽게 표시하도록 보도방침을 바꿨다. 

[사진-지난 1일 NHK 재난방송, 출처-유튜브 향문천]
[사진-지난 1일 NHK 재난방송, 출처-유튜브 향문천]

방송사들마다 경보, 주의보를 알리는 색깔이 달라 시각 장애인들이 혼란에 빠진다는 항의가 있어, 시각장애인들을 배려해서 재해상황을 알리는 경보·주의보의 색깔을 통일하였다. 큰 쓰나미는 보라색, 쓰나미는 황색, 배경은 회색, 바다는 청색으로 표시를 통일하였다.

이는 우리나라의 재난방송에서는 볼 수 없는 대응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재난방송의  매뉴얼은 어떨까.

우리나라는 2019년 강원도 산불을 계기로 나타난 재난방송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을 추진해왔다. 당시 방송사의 재난방송은 신속성과 신뢰성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정부의 재난방송 요청이 지연됐고, 방송사는 재난 진행경로, 대피요령과 장소 등 국민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재난정보를 제공하지 못했으며 특히 장애인을 위한 수어방송과 외국인을 위한 영어자막 방송도 미흡했다.

이에 정부는 2021년엔 ‘재난방송 강화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국민 누구나 자신이 이용하는 매체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재난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도록 재난방송 체계 개선에 나섰다.

2021년 12월엔 방송사업자의 재난방송 실시를 지원하고 재난방송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재난방송 종합상황실’을 개소해 재난방송 종합상황실 개소로 방통위는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라디오 등 66개 재난방송 의무사업자의 재난방송 상황을 24시간 365일 빠짐없이 모니터링하고, AI 기능을 활용한 재난방송 감지 시스템으로 실시간 피드백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청각장애인의 재난정보 접근권 보장을 위해 수어통역사 자격증 보유자를 대상으로 재난방송 전문 교육을 통한 재난분야 수어통역사 재교육을 실시하게 되었다.

2023년 방송통신위원회와 재난방송주관방송사인 한국방송공사(KBS)는 ‘지진 피해현장 행동요령’, ‘지하공간 침수 시 대피요령’, ‘고층건물 화재 시 대피요령’ 등 재난유형별로 행동요령 콘텐츠 37개를 제작하고 전국의 TV·라디오 방송사들과 공유하여 재난정보와 함께 약 5만 회 이상 방송함으로써 국민들이 재난의 특성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현장에서 대응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아울러, 재난방송 시 수어와 영어자막도 방송하도록 하여 취약계층의 재난 대응을 적극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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