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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크리스마스에 산타를 기다리는 건 아이들만이 아니다. 주식시장도 산타를 기다린다.  바로 ‘산타 랠리’다. 산타 랠리는 연말에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산타 랠리가 생기는 이유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사람들이 연말 보너스로 주식에 투자하거나 소비로 인한 실물경제 활성화로 인해 주가가 오른다는 설과 연말에는 기관 투자자들도 휴가를 떠나기 때문에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가 줄고, 그 결과 주가가 오른다는 설 등이 있으나, 명확한 원인은 밝혀진 게 없다.

미국 주식시장은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8% 이상 올랐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에 따르면 11월까지 주가가 15% 이상 올랐을 경우 주가는 12월에 76%가 넘는 확률로 상승하는 통계적 경향을 나타냈다. 미국 투자자문사 에반스 메이 웰스의 이사는 이미 산타랠리가 왔다고 진단했다.

긍정적인 요인은 또 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에 이어 연준이 중요시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까지 둔화하면서 연준의 금리인상이 사실상 종료됐고, 머지않아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시장에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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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산타 랠리가 빗겨갈 거라는 의견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연말 산타 랠리가 나타날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미국 주요 지수가 3·4분기 기업 실적과 인플레이션 둔화세를 이미 반영한 상황에서 최근 하락했지만, 4.4%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의 10년 국채금리가 지수의 추가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올해 주가가 많이 올랐던 터라 당분간은 증시가 쉬어갈 거라는 것이라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하락세를 만회할 만큼 올해 증시는 올랐는데, 주요 지수를 견인한 소수의 기술 기업이 계속해서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투자자들이 고민하고 있다”면서 “현금화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도 많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증시의 경우, 과거 데이터를 보면 산타 랠리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진 않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87부터 2022년까지 36년간 12월에 코스피 상승한 해는 20번(55.6%), 하락한 해는 16번(44.4%)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에 코스피는 9.55% 하락했다.

코스닥은 1996년부터 2022년까지 27년간 12월에 오른 해는 13번(48.1%), 하락한 해는 14번(51.9%)으로 오히려 하락한 해가 더 많았다.

한국 증시가 12월에 약세를 보인 것은 미국과 달리 12월 결산이 몰려 있는 한국 기업의 특성상 배당락이 나타나는 종목이 많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월에 결산을 하고 배당금을 나눠줄 때 까지 주식을 갖고 있다가 배당 확정을 받고 주식을 파는 것이다. 

다만, 올해부터 기업이 배당을 결정하면 투자자가 이를 확인한 뒤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가 변경된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먼저 한미반도체가 앞서 공시를 통해 배당기준일을 내년 3월 7일로 변경했고, 삼천리는 3월 29일로, 한국자산신탁은 3~4월경으로 바꿨다. 또 현대건설과 HL홀딩스는 기존 연말이었던 배당기준일을 주주총회 이후로 미뤘다. 따라서 다음 주까지 이 같은 배당기준일 변경 공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미국과 달리 뚜렷한 연말 연초 현상이 확인되지 않는다”면서도 “올해 제도 변경으로 코스피200 기업 중 49개 기업이 배당 기준일을 연말이 아닌 내년 초로 미룰 수 있어 연말 증시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고 예상했다.

양도소득세 회피를 위한 개인 대주주 물량이 12월 주가 상승을 제한하기도 한다. 종목당 10억 원 이상 주식을 가지고 있는 ‘대주주’는 주식으로 번 돈의 20% 이상을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은 대주주들이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해 연말에 대거 매도에 나서는 만큼 12월에 하락했던 경험이 많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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