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상대로 서울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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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서울시의 정책제안플랫폼 상상대로 서울에 반려견 등록에 칩 대신 코 주름인 '비문'을 사용하도록 제안하는 의견이 올라왔다. 지난 28일 올라온 해당 청원은 청원이 종료되는 12월 28일까지 공감 투표를 거쳐 충분한 공감 수를 얻으면 부서 검토 단계에 들어가게 된다.

청원인은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인의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따라 반려동물의 수도 함께 늘어나며 해마다 10만 마리의 유기견이 발생하고, 증가하는 반려동물 수요에 따라 불법 번식장, 신종 펫샵 등과 같은 사각지대가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에 따라 내, 외장형 칩을 통한 동물 등록제가 도입되었지만, 반려인의 거부감과 분실 우려로 인해 결국 등록제는 유명무실한 상태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원인은 칩 대신 개의 코 주름인 비문을 반려견 등록에 사용하면 반려동물, 특히 반려견의 등록률을 높이는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 등 지자체에서 반려견 비문 등록 서비스를 도입하면 반려견 보호에 대한 인식을 증진하고, 각종 문제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 뉴시스
= 뉴시스

지난 2008년부터 시행되었으며, 2014년부터 의무화된 동물 등록제는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2개월령 이상의 개를 의무적으로 등록하는 제도로 동물보호, 유기방지 및 소유자의 책임의식 고취를 위해 시행되었다. 반려견을 등록할 경우 동물병원에서 시술을 통해 마이크로칩을 삽입하거나 목걸이 형태의 외장 칩을 착용하게 된다.

다만 외장형 등록의 경우 일부러 태그를 버리거나 분실할 우려가 있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와 수의사회는 내장형으로 등록 방법을 일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내장형 마이크로칩 역시 반려견에게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보호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현재 등록제가 시행된 지 10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반려견 등록률은 절반을 웃돌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국내 반려견 등록률은 53%에 머무르고 있으며, 위반 적발 사례도 125건에 그쳤다.

= 픽사베이
= 픽사베이

이런 상황에서 개의 코 주름인 비문이 주목받는 이유는 사람의 지문처럼 제각각인 특징을 가지고 있어 개체를 식별하는 특징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의 비문에 관한 연구는 최근까지는 제한적인 초기 연구 단계에 머물렀다. 하지만 영상처리와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최근 비문 인식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여러 스타트업이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상태다.

정부에서도 반려동물의 코주름이나 홍채와 같은 생체정보를 등록에 활용해 펫 보험(반려동물 보험) 시장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0월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반려동물보험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정부는 반려동물의 생체인식정보(비문, 홍채 등)를 통한 간편 등록을 허용하고, 등록 의무대상을 반려견에서 반려묘로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이와 함께 반려동물의 보험가입, 보험금 청구, 건강관리서비스에 관한 소비자 편의성을 제고하고, 반려동물보험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고, 반려동물보험 전문 보험사를 늘리는 것이 해당 방안의 골자다.

지난 9월 창원시에서는 지자체 최초로 반려견 비문등록 서비스를 도입했다. 창원시는 비문등록을 위한 ‘창원퍼피’ 앱을 출시하고 9월부터 서비스를 개시했다. 김종핵 창원시 농업기술센터소장은 “이번 비문인식 반려견 개체등록 서비스를 반려동물 친화도시인 창원시에서 지자체 전국 최초로 도입하게 되어 더욱 의미가 있다”며 “반려동물의 유기·유실율을 낮추고 동물복지에 한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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