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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늘고 있다. 환전 거래는 물론 미국에 이어 일본이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시장이 됐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보관금액은 34억6410만 달러(약 4조4583억 원)로 홍콩을 포함한 중국 주식 보관금액 29억4795만 달러(3조7940억 원)을 앞질렀다. 지난해 말(26억1109만 달러)보다 32.67% 증가한 금액이다.

역대급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이달 들어 시중은행에서 환전 거래의 절반이 엔화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엔화 가치가 33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만큼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에  여윳돈을 엔화로 환전하는 사람이 확 늘었다. 엔화가 쌀 때 사뒀다가 나중에 오르면 파는 ‘엔테크(엔화+재테크)’에 뛰어드는 것.

16일까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을 찾은 개인 고객이 원화를 엔화로 바꾼 환전 거래는 약 34만 5000건으로 전체 환전 거래(65만 7000건)의 52.5%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환전 거래 2건 중 1건은 엔화 매입 거래인 셈이다. 은행별로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많게는 4배까지 엔화 거래가 늘었다.

상승세를 이어가는 일본 증시도 일본에 투자하는 또다른 이유다. 일본 증시를 대표하는 닛케이지수는 지난달 상승 흐름을 되찾았다. 이달 20일엔  장중 3만3853.46까지 치솟으며 3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거품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한 1990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닛케이지수는 연초와 비교하면 약 30% 올랐다.

전문가들은 닛케이지수 상승의 원인을 엔저현상을 타고 수출 대기업들의 경쟁력이 살아났고, 관광객 등의 회복으로 내수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상장기업의 올해 상반기(4~9월)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일본에 대한 투자 열풍이 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엔화의 경우, 일본은행(BOJ)이 내년까지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전망해 엔저 현상이 ‘바닥’에 다다랐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당분간은 엔화의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 엔화를 쓸 일이 없다면 무리해서 환전하는 것보다 다른 투자처를 찾거나 보유 통화를 다양화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엔화를 금융기관에 맡겨봤자 이자를 한 푼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엔화 예금 1년 정기예금 평균 이자는 연 0.0%다. 만기를 다르게 해도 금리 조건은 변하지 않는다. 일본 엔화는 국내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거의 없어서 은행이 이자 이익을 올리기 어렵다. 또한 일본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 현지 은행에 돈을 맡기면 오히려 보관료를 내야 하는 형편이다. 

일본 증시 역시 일본의 디플레이션 탈피,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이유로 일본증시의 추가 상승을 점치는가 하면 일본 소비자물가 상승, 엔화 강세 등의 가능성이 존재해 현재의 상승세가 오래가지 않을 거란 지적도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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