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국 친환경시멘트스타트업 브라임스톤 누리집 갈무리]
[사진-미국 친환경시멘트스타트업 브라임스톤 누리집 갈무리]

[이코리아] 기후 공시 기준 확정을 앞두고 미국 시멘트회사 온실가스 배출 감축 노력이 뜨겁다. <이코리아>는 이산화탄소 네거티브에 도전하는 미 시멘트 제조 스타트업체의 개발 과정을 살펴보고 국내  시멘트 업계의  상황과  비교해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시멘트 업계가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것의 8% 정도를 차지한다. 이는 전 세계 자동차들이 뿜어내는 양의 총합과 비슷하다.

시멘트 업계가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뿜어내는 것은 제조 과정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시멘트의 원재료가 되는 석회암이 이산화탄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열처리 과정에서 상당량이 배출되며, 열처리를 위해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면서 이산화탄소 발생이 배가된다. 

최근 미국의 시멘트회사인 브라임스톤(Brimstone), 테라CO2(Terra CO2), 바이오메이슨(Biomason) 같은 시멘트 제조 스타트업에서는 이산화탄소가 전혀 없거나 거의 없는 시멘트를 생산하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핵심은 재료를 바꿔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2019년 설립된 브라임스톤은 석회암이 아닌 규산염을 사용해 시멘트를 만들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으며, 처리 과정에서 마그네슘이 부산물로 생산돼 이산화탄소를 흡착해 오히려 온실가스 네거티브를 달성하고 있다. 

다른 재료를 사용하지만 현재 유통되는 시멘트와 동일한 성분이며, 사용 방법도 동일하다.  브라임스톤 코디 핑크 창립 멤버는 지난 10월 17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시멘트 성분이 기존과 동일하고, 안전성 면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다”며, “주재료인 규산염은 지구 지각의 50% 이상을 구성하고 있어 석회암보다 수급이 수월하고 비용 면에서도 효율적일 것으로 예상돼 대량 생산 시 시판 중인 포틀랜드 시멘트보다 더 저렴하게 공급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사진-실험실 시멘트 바이오메디슨, 출처-바이오메디슨 누리집 ]
[사진-실험실 시멘트 바이오메디슨, 출처-바이오메디슨 누리집 ]

실험실에서 미생물을 사용하여 시멘트를 생산하는 기업도 있다. 2012년에 설립된 바이오메이슨은 산호초와 조개들이 미생물을 이용해 석회암과 동일한 성분의 탄산칼슘을 생성하는 것에서 착안했다.

바이오메이슨은 일상적인 기온 환경에서 탄소와 칼슘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전통적인 시멘트 제조 시 사용되는 고온의 환경에 비해 온실가스 발생이 매우 적다. 또한, 기존에 수 주가 걸렸던 제조기간도 통제된 실험실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수일 내로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자연적인 방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일반 시멘트보다 강도가 높다는 것이 제조사의 설명이다. 미국과 유럽에 시판 중이며, 보도블록·건물 외관·부엌·화장실·바닥재 등으로 사용된다. 

바이오메이슨은 해수를 이용한 엔지니어링 해양생물 시멘트(ELMc)도 개발하고 있다. ELMc는 해수를 통해 자생이 가능한 해양 미생물 복합체를 이용해 탄산칼슘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시멘트를 만들며, 궁극적으로 방파제 건설, 해안 근교 침전물 안정화에 사용될 예정이다.

시멘트 보충제 사용으로 시멘트 사용량을 줄여 이산화탄소를 줄인다. 테라CO2(Terra CO2)는 규산염을 사용해 시멘트 보충제를 생산한다. 테라CO2의 시멘트 보충제 OPUS는 콘크리트를 만들 때 25~40%까지 시멘트를 대체할 수 있다. 

테라CO2는 시멘트를 100%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9월에는 텍사스주 달라스-포트워스시에 대량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위해 우리나라 정부도 철강, 시멘트산업 등 탄소 다배출 산업이 온실가스를 감축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휘발유,석탄 등 고탄소 연료를 수소·바이오매스 등 청정에너지로 전환하고, ▲에너지효율화를 위한 초고효율 설비 전환을 지원 ▲기업 투자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세제 지원 및 공제, 규제 개선 등을 약속했다. 

국내 시멘트 기업들의 친환경 경영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쌍용C&E는 시멘트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2030년까지 약 8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쌍용C&E 관계자는 "대규모 설비투자와 함께 대체연료 사용, 저탄소 원료 대체율 향상, 신기술 개발 등을 통해 탄소배출량을 2018년 대비 2030년에는 25% 이상, 2050년에는 53%까지 감축하겠다"며 "잔여 배출량은 탄소포집기술 등을 도입해 감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쌍용C&E는 이번 투자로 저감 효율이 보다 높은 선택적 촉매환원(SCR) 설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최적의 저감설비 형식과 설치 위치 등을 선정하기 위해 국내외 기술을 적극 검토하는 한편 정부가 시행하는 저감 기술 실증사업에도 참여할 방침이다.

아세아시멘트는 자회사인 한라시멘트와 함께 대체연료 사용을 늘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나가고 있다. 기존에 연료로 사용하던 유연탄을 폐합성수지나 재생연료유 등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15년 이후 2000억원이 넘는 설비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표시멘트는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약 1400억원 규모 고효율 환경 설비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 2023년 ESG 평가에서 통합 A등급을 획득한 한일시멘트는 순환연료 사용량을 늘려 순환연료의 열에너지 기여도를 32.1%로 늘렸다. 한일시멘트는 자회사인 한일현대시멘트 영월공장에 짓고 있는 ECO발전설비가 내년에 완공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연간 12만3906 톤을 줄이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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