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국민의힘이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시키는 당론을  추진키로 해  정치권에서  논쟁이 일고 있다. 국민의 힘  김기현 대표는 30일 김포한강차량기지에서 열린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에서 “김포시가 시민들 의견을 모아 서울시로 편입하겠다는 절차를 거친다면, 적극적으로 김포시를 서울시에 편입시키는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포의 서울 편입은 갑작스러운 얘기는 아니다. 국민의힘 소속 김병수 김포시장과 박진호, 홍철호 김포갑·을 당협위원장이 당 지도부에 건의해온 사안이기도 하다.

김포가 서울시로 편입되기 위해서 법적 절차가 필요하다. 김포시의회와 경기도의회, 서울시의회 등 3개 기초·광역의회의 동의를 얻거나, 김포시·경기도·서울시 등 3개 지역에서 주민투표를 통해 동의를 얻어야 한다. 주민 동의를 얻은 후에도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을 통해 행정구역을 개편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민의힘 정책위는 김포의 서울 편입을 담은 행정구역 개편 특별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입법의 경우 지자체 간 이견이 있을 경우 장시간이 소요돼 ‘특별법’ 형태의 의원 입법이 거론된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책위에서 검토할 것으로 알고 있고, 아무래도 의원입법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서울시와 경기도 가운데 어느 한 광역단체가 반대하더라도 김포시의 의지만으로도 서울 편입이 가능해진다.

김포의 서울편입에 대한 경기도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27일 김포시 서울 편입론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며 "아직 진지하게 고려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한 바 있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31일 논평을 통해 “정치에는 최소한의 도의와 책임이 있어야 한다. 김포시를 서울시로 편입하게 되면 지방분권의 무력화, 서울시 비대화 및 과밀화, 신도시 정책의 폐기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며 “무엇보다 김포만의 문화와 역사를 지키면서 대를 이어 살아가고 있는 김포시민들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송두리째 부정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무책임하게 총선용으로 급조한 김포시 서울 편입 당론 추진을 당장 폐기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의 입장은 다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우리 당은 이미 이런 문제에 대해 적극 논의할 생각이 있다. 전부터 부울경(부산·울산·경남)과 호남권 등에서 지역 균형발전과 미래사회를 대비해 메가시티를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토 전체를 놓고 어떻게 할 것인지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김포를 서울에 붙이느냐 마느냐라고 하면 논란 자체가 매우 협소해지고 미래 전략이 없는 이야기가 된다. 지역이기주의만 부추기게 되는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행정 대개혁을 한 번 제안하고 여당과 협의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사안에 대한 김포 시민과 서울시 시민의 의견은 어떨가. 김포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인해보니 찬성이 우세했다. 무엇보다 출퇴근길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골드라인이 서울 지하철이 되면서 운행이 원활해질 수 있다는 것과 집값이 오를 거란 기대감에서다.

서울 시민의 입장에서 김포의 서울 편입을 환영하는 반응도 있다. 쓰레기 매립지 확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5년 이후에는 새 매립지가 필요한데 김포가 서울에 편입될 경우 매립지 문제가 자동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서울 시민 입장에서도 매립지를 확보하고 도시가 더 깨끗해질 수 있어 적극 찬성”이라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반면에 반대하는 쪽은 행정구역 개편이라는 중요한 일을 시민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문제라는 입장이다. 또한 서울로 편입되면 고등학생의 농어촌 전형 대입 등의 혜택도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편입이 아닌 광역행정구역을 설정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행정상의 편의성과 연계, 수도권 내 소외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 전반을 동일한 광역행정구역으로 묶으면 되는 거 아닌지, 일부만 서울로 편입하는게 큰의미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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