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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작년 한국에서만 약 78억에서 최대 100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졌다. 벌통 한개에 약 1만5천 마리에서 2만 마리의 꿀벌이 산다고 가정했을 때 66만 통이 넘는 숫자다. 이에 꿀벌을 보호하려는 사업을 정부와 기업은 물론 민간에서도 시행하고 있다. 

꿀벌 개체 수의 감소는 양봉 농가뿐 아니라 꿀벌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과수·채소 농가에도 치명적이다. 꿀벌의 개체 수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밀원면적의 감소를 들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인해 대한민국 전체 밀원 면적은 1980년대 478000ha(헥타르)에서 146000ha로 70%나 감소했다. 이는 제주도 면적의 2배에 가까운 면적이다. 

또 기후 변화로 인해 꽃의 개화속도가 빨라지고 과일의 생산지가 바뀐 것도 이유로 들고 있다. 진달래와 개나리가 동시에 피거나 사과의 재배지가 올라가면서 꿀벌이 제대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없어졌다. 벌은 다양한 밀원식물의 꿀과 꽃가루를 섭취해 면역력을 강화하는데, 밀원식물 감소와 종류의 단일화는 꿀벌의 영양 부족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로 이어졌다.

이에 정부는 꿀벌 실종의 대책으로 밀원숲의 확대 조성을 내놓고 있다. ‘밀원’ 또는 ‘밀원식물’은 꽃과 꽃가루를 통해 꿀벌의 생산을 돕는 식물로, 밀원숲은 야산에 꿀벌들이 살 수 있는 숲을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7월 농가 경영 안정과 산업발전기반 확충을 위해 양봉산업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밀원을 매년 3000㏊씩 심고, 꿀벌의 연중(3~10월) 채밀이 가능한 다층형 복합 밀원숲을 조성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산림청은 매년 국유림에 밀원숲 150㏊를 심고 있다. 사유림과 합하면 연간 3800㏊에 달한다.

국내 기업들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차원에서 꿀벌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이 서대문구청 옥상에 조성한 양봉장.출처-KB국민은행]
[사진-KB국민은행이 서대문구청 옥상에 조성한 양봉장.출처-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은 도심 옥상에 양봉장을 마련하고 있다.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는 꿀벌 생태계 회복을 위한 ‘K-Bee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여의도, 서울숲에 이어 올해 서대구청까지 총 3군데다. 꿀벌 서식지 조성을 위해 여의도 KB국민은행 본관 옥상에 도시양봉장을 조성하고 서울식물원 내 야생벌을 위한 비호텔을 설치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꿀벌 생태계는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꿀벌 생태계 복원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한화그룹의 탄소 저감 벌집인 ‘솔라 비하이브’ 프로젝트, 산불 피해 지역인 경북 울진 밀원 숲 조성, 하나금융의 꿀벌농장 조성과 발달장애인 양봉가 육성 등 취약 계층의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기업이 꿀벌의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민간에서는 펀딩을 통해 벌을 보호하고자 한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 벌과 기타 수분 매개곤충의 먹이가 되는 밀원 꽃을 심는 ‘허니비 스쿨 프로젝트’ 크라우드 펀딩을 18일 시작했다. 

[사진-허니비스쿨펀딩 누리집, 제공-그린피스]
[사진-허니비스쿨펀딩 누리집, 제공-그린피스]

‘허니비 스쿨 프로젝트’는 최근 기후변화와 살충제, 기생충 등 다양한 원인으로 개체 수가 크게 줄고 있는 벌을 위해 전국 98개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 밀원 꽃밭을 만들어주는 프로젝트다. 

그린피스는 아이들이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이를 막기 위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활동을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후원금 500만 원 달성 시 그린피스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 자운영, 수레국화 등 총 씨앗 3종과 함께 아이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배울 수 있는 동화책을 전달한다. 

최태영 그린피스 생물다양성 캠페이너는 “네덜란드 정부가 300개가 넘는 버스정류장에 정원을 조성한 결과, 꿀벌의 개체 수가 더 줄어들지 않았다는 사례도 있다”며 “국내 87% 개화식물의 수분을 책임지는 수분 매개곤충이 도심에서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있어 이번 허니비 스쿨 프로젝트가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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