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만 0~17세 사망자 중 자살로 인한 사망자수를 해당 연령 인구를 10만 명당으로 계산한 수치, 출처-보건복지부]
[사진-만 0~17세 사망자 중 자살로 인한 사망자수를 해당 연령 인구를 10만 명당으로 계산한 수치, 출처-보건복지부]

[이코리아] 최근 청소년들과 관련된 안타까운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의 한 고층 빌딩에서 10대 A학생이 투신을 생중계하고, 중학교에서는 B학생이 다른 반 C학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찰은 A학생이 극단적 선택 전 온라인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 우울증갤러리에서 사전 모의했던 것을 알아내고, 뒤늦게 디씨인사이드와 방송심의위원회에 우울증갤러리 차단을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가 사후약방문이라며,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청소년 자살을 사전 예방할 수 있는 정신건강 전문기관이라고 말한다. 

아동·청소년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자살은 개인의 정신건강과 사회적 요인이 합쳐져서 발생한다. 2009년 인구 10만 명당 2.6명으로 증가한 이후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였던 자살률은 2018년부터 다시 증가추세이며 2021년에는 인구 10만 명당 2.7명으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달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청소년의 자살은 성인과 다르게 주관적 동기가 분명하고, 복수심으로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또한, 청소년의 우울증은 단순 우울감보다는 짜증, 충동성, 분노 등이 동반된 경우가 많아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위와 같은 자살을 직·간접적으로 접한 청소년들이 트라우마에 대해 시달리거나 모방 행위를 하지 않도록 청소년을 위한 정신건강기관의 설립과 지역의 정신건강의학과와의 협조체계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의사회는 “부모의 동의없이 청소년이 정신과 진료를 받기는 민법과 의료법이 상충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청소년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학교나 부모가 아닌 기관에서 마음껏 비밀을 털어놓고 상의를 할 수 있는 체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들이 자기 문제가 부모에게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해서 상담을 마음껏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은 학교폭력 예방 및 보편적 정신건강 지원을 통해 청소년들의 자살을 방지한다.  

[출처-핀란드의 키바 프로그램 누리집]
[출처-핀란드의 키바 프로그램 누리집]

핀란드의 키바(KiVa)는 전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는 학교폭력 방지 프로그램이다. 키바는 핀란드말로 ‘왕따에 맞서다(Kiusaamista Vastaan)’는 말의 줄임말이다. 핀란드 교육 문화부의 자금으로 투르쿠 대학에서 개발되었다.

핀란드 자료에 따르면 키바가 시행된 후 모든 형태의 괴롭힘이 크게 줄어들었다. 괴롭힘을 당한 학생들의 98%는 개입 후 상황이 개선되었다고 느꼈다. 또한, 키바는 학생들에게 불안과 우울증을 줄여주고, 학업 동기와 성취 뿐 아니라 학생들의 또래 환경에 대한 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바의 주요 목표는 피해자의 입장이 되어서 왜 학교 폭력이 나쁜지 이해하는 것이다. 학교는 왕따 예방을 위한, 괴롭힘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토론, 역할 놀이, 팀워크 프로젝트, 그리고 괴롭힘 비디오의 스크리닝을 통해 학생들의 인식 전환에 힘쓴다. 

호주는 문제가 발생한 아동·청소년에게만 선별적으로 개입하기보다 보편적 정신건강지원을 포함하는 다차원적인 아동·청소년 지원 시스템을 운영한다. 예를 들어 ‘회복탄력성을 배우기’를 통해 사회적, 정서적 학습을 강조하여 자신 및 타인을 돌보는 기술을 개발하도록 하며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방법과 환경을 제공한다.

호주의 대표적인 정신건강기관인 Beyond Blue는 교사 및 학교지원 온라인 플랫폼인 Be You를 시행하고 있다. Be You는 어린이, 청소년, 교육자와 가족이 최상의 정신건강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Be you는 유아부터 18세까지 정신건강과 웰빙을 증진하고, 교육자와 학습 커뮤니티에 증거기반 온라인 전문 학습과 학습의 실천을 돕는 다양한 도구를 제공한다. 교육자들에게 지속적인 전문성 개발 패키지, 증거기반 도구 및 프로그램에 대한 접근경로, 전문적인 서비스 의뢰경로 등을 제공한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