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오는 4월부터 보건복지부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하는 공공의료기관이 늘어날 전망이다. 빅데이터 플랫폼은 보건의료 공공데이터를 결합·가명처리하여 공공 목적의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자에게 개방하는 시스템이다. 

지난해까지는 질병관리청,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립암센터 등 4개 기관의 공공데이터가 제공돼왔다. 올해부터는 통계청, 국립재활원,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국립중앙의료원,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이 추가됐다.

제공되는 데이터의 종류도 기존 31종에서 26종이 늘어난 57종으로 확대됐다. 일례로 기존 플랫폼에는 건보공단의 사망연월정보만 제공됐으나 올해부터 통계청의 사망원인정보가 추가되면서 질병에 걸린 것과 사망률 등을 연구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의 이번 정책은  보건의료 빅데이터산업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에서는 이미  보건의료 데이터의 활용 가치에 주목해 지원을 아까지  않고 있다. KOTRA 자료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15년부터 건강의료 관련 빅데이터 산업 육성 정책을 잇달아 발표했으며, 2018년까지 의료 빅데이터 시장 규모가 연평균 74.6%씩 성장했다.

의료 빅데이터의 유형 및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의료 빅데이터 솔루션 시장도 고속 성장하고 있다. 안융(安永)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2019년 중국의 의료 빅데이터 솔루션 시장은 105억 위안 규모이었으나 2024년에 5배가 넘는 577억 위안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국의 의료 빅데이터화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상황이 만들어 냈다.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비대면 진료에 대한 수요가 급속하게 증가하였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인터넷 진료, 디지털 진료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들이 디지털화된 것.

첸잔산업연구원의 최근 자료에 의하면 “중국 정부는 빅데이터,  AI기술과 인터넷을 융합한 모델을 활용해 의료자원의 배치를 최적화하고 의료 서비스의 공급 수준을 향상시키는 한편, 공립병원의 디지털화 의료관리 솔루션의 도입 등을 통해 병원 운영 효율성 제고와 관리 능력의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광둥성의 인민병원의 사례에서 볼 수 있다. 인민병원은 13%에 달했던 병실 공실률을 빅데이터를 활용해 줄일 수 있었다. 환자 데이터와 병원 데이터를 통합, 기존 환자들의 개인별 행동양식, 심리상태와 발병률, 입원률 등 상관관계를 분석해 병실 배치를 바꾼 결과, 공실률이 8%로 감소되었다.

이러한 스마트 의료시스템 구축을 통해 의료 불균형의 해소, 연구개발 속도의 향상,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 견인 등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사진-미국의 페이션츠라이크미 누리집 갈무리]
[사진-미국의 페이션츠라이크미 누리집 갈무리]

민간 차원의 건강 정보 공유 플랫폼 구축 사례도 있다. 미국에서는 2004년 영리 환자 네트워크 및 실시간 연구 플랫폼인 페이션츠라이크미(PatientsLikeMe)가 설립돼 다양한 임상데이터를 수집 및 활용하고 있다.

페이션츠라이크미는 세계 최대의 환자 커뮤니티 및 디지털 건강 관리 플랫폼 중 하나이다. 2,800개 이상의 조건을 가진 85만 명 이상의 회원의 공유된 실제 경험과 결과에서 도출된 지식을 통해 모든 환자의 삶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개인적인 이야기와 그들의 건강, 증상 및 치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100건이 넘는 연구결과가 논문 등으로 발표됐다. 2010년대 초에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PNAS에 발표된 치료방법을 완전히 뒤집는 결과를 페이션츠라이크미의 사용자들이 Nature 자매지에 게재해 세상을 놀라게 한 사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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