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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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리아] 코로나19는 바이오가 경제나 산업뿐만 아니라 국민의 생존과 국가의 안보에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웠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OECD는 2030년 바이오 경제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했다. 바이오가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인류가 직면한 고령화, 식량부족, 환경 오염 및 에너지 고갈의 문제들을 바이오를 통해 해결 가능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특히, 기후변화와 인구 증가에 따른 곡물시장 확대, 고령화에 따른 건강기능식품 확대, 대체식품 소재, 작물보호제, 새로운 종자 등 그린바이오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코리아>는 정부의 그린바이오 산업 정책과 해외 주요국의 그린바이오 산업 현황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에 정부는 그린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대책(「그린바이오 산업 육성 전략」)을 준비 중이다. 그린바이오 상품화 및 소재생산 등 지원을 통한 산업화의 촉진과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확대, 기업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해결할 수 있는 창구 마련 등 기업 맞춤형 지원이 주요 내용이다.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자료에 따르면 세계 그린바이오 시장은 2020년 약 1조 2천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6.7% 성장의 빠른 성장세가 전망된다. 발효·건강기능식품, 식품첨가물 분야의 비중이 세계시장의 72.5%이며, 우리나라는 2020년 식품 및 사료 첨가물 등을 중심으로 2.7조 원을 수출하였다. 

그러나 과도한 규제로 인해 그린바이오산업 활성화가 더딘 것 아니냐는 관련 기업들의 볼멘 소리도 나온다. 기업들은 그린바이오 연구개발 가장 큰 걸림돌로 유전자편집기술 적용 규제를 꼽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제초제 저항성 벼, 탄저병 저항성 고추, 바이러스 저항성 감자, 제초제 저항성 잔디 등 다양한 유전자변형 작물이 연구·개발되고 있으나 2022년 10월 기준, 재배 승인을 받은 작물은 없으며 제한된 시설에서 연구용으로만 재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전자편집기술을 적용한 산물을 유전자변형생물체법(LMO법)에 따라 규제를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유전자가위 작물을 GMO와 다르게 규제하겠다는 법안 개정안을 올려 국회에 계류 중이다.

유전자변형생물체와 LMO, GMO는 혼용되어 통상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LMO(Living Modified Organism)는 그 자체 생물이 생식, 번식이 가능한 것, 즉 살아 있음을 강조하는 용어로서 생물다양성협약(CBD)과 바이오안전성의정서 등 국제협약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이고, 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콩, 옥수수와 같은 유전자변형 농산물이 본격적으로 상업화되기 시작하면서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용어다. 이러한 GMO를 포함하거나 GMO에서 유래한 원료를 사용한 식품과 사료를 각각 GM식품, GM사료라고 부른다.

세계 주요국들은 글로벌 바이오 시장 선점을 위해 전략적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관련 제도와 규제를 개혁하고 있다.

[사진-LMO 국가별 재배면적, 출처-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사진-LMO 국가별 재배면적, 출처-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유전자편집기술은 동식물, 미생물 등에서 특정 DNA 서열을 삭제, 삽입 또는 수정해 유전자를 편집하는데 사용되는 기술로, 미국과 일본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식품은 GMO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다. 유럽연합은 여전히 같은 GMO로 규제하지만, 유럽연합에서 탈퇴한 영국은 최근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미생물, 동·식물 등 전 분야에서 유전자변형생물체 연구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나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면적에서 GM 옥수수, 대두, 면화, 카놀라 등 GM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미국은 LMO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하는 것 자체는 특별한 위해성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며, 기존의 산물에 적용되는 법령을 적용하여 규제하여도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또한, 최대 수출국의 입장에서 GMO 표시제를 반대하며, 유전자변형생물체의 취급 및 운송, 포장 등 보다 자유로운 유전자변형생물체의 이동과 규제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캐나다는 GMO를 상업화하기 전에는 엄격한 환경 및 인체 위해성평가를 받지만 일단, 승인된 GMO는 일반농산물보다 위험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상업화된 GMO에 대한 사후관리가 없으며, 별도 표시 규정 없다. 다만, GMO가 일반농산물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알레르기성 물질을 포함하거나 영양성분이 매우 상이하여 새로운 것으로 판명될 경우는 의무적인 표시제를 적용하고 있다. 

유럽은 미국에 비해 유전자변형생물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GMO에 대한 안전성 논의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신육종기술이 적용된 작물에 대해 GMO 규제를 적용해야한다는 유럽사법재판소 판결 이후, 이에 대한 정책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일본은 카르타헤나법, 식품위생법, 사료안전법에 따라 LMO 및 유래 산물의 안전성 확인 및 상업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산입된 핵산 또는 복제산물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 ▲전통육종방법으로 개발된 최종산물과 구별이 불가능할 경우 유전자변형생물체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그 결과, 2021년 처음으로 유전자 편집기술을 통해 혈압상승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진 GABA를 일반 토마토보다 4~5배 많이 생산하는 토마토를 시장에 출시하여, 일반 토마토와 동일하게 취급돼 직접 먹을 수 있게 됐다.

필리핀은 GM작물을 도입한 국가로 2020년에 이미 유전자가위 정책 초안을 마련하였다. 

필리핀에서 가지는 파종면적과 생산량 측면에서 전국 1위 채소이다. 많은 농부들이 가지 재배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으나, 해충으로 인해 50~75%의 심각한 수확량 손실을 겪고 있었다. 또한, 해충 퇴치를 위해 농부들이 많은 양의 살충제를 사용하는 관행으로 인해 소비자는 물론 농부 및 환경까지 해로웠다. 

이에 필리핀 정부는 2022년 10월 인도에서 개발한 해충저항성 Bt 가지의 상업적 재배를 승인했다. Bt는 바실루스 튀링겐시스의 약자로, 토양에 상존하는 세균이다. Bt 가지는 곤충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하는 단백질을 생산해 해충 저항력을 높였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Bt 가지는 살충제를 살포할 필요가 없어 연간 933만 파운드의 비용을 절감하고 살충제 사용 감소로 인해 얻는 건강 효과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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