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미국 우주탐사선 아르테미스 1호, 출처- NASA ]
[ 사진- 미국 우주탐사선 아르테미스 1호, 출처- NASA ]

[이코리아] 미국 우주탐사선 ‘아르테미스 1호’가 16일(현지시간) 발사될 예정이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달에 유인 탐사와 우주정거장 건설 등을 목표로 한다. 2025년까지 달에 다시 유인 착륙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NASA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우주 기구와 우주 관련 민간 기업들까지 연계된 거대 국제 프로젝트이다. 하지만 평화 목적인 프로젝트의 이면에는 러시아  중국과의  패권 다툼의 연장선상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코리아>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담긴 겉과 속을 살펴봤다.

미국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국제 협력 원칙인 아르테미스 약정(Artemis accords)을 두고 있다. 이 약정은 평화적 목적의 달·화성·혜성·소행성 탐사 및 이용에 관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참여국들이 지켜야 할 원칙 10가지 항목을 명시하고 있다. 평화 목적으로 투명하게 임무를 운영하며, 탐사시스템 간 상호 운용성을 두고 비상상황 시 지원하며 과학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아르테미스 계획이 명시적으로 내건 목표는 우주탐사지만, 실상은 달을 목표로 미국 주도의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가와 러시아, 중국, 이란 간의 경쟁이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미국이 동맹 및 협력 체제를 우주로 확장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의 영미권 핵심 안보 동맹인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가 참여했고 한국은 2021년 6월 10번째로 가입했다. 중동에서도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바레인 등에 참여했고, 우크라이나도 최근 가입해 총 21개국이 참여했다.

미국의 아르테미스 확장 전략은 중국·러시아와의 치열한 우주 경쟁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9년 1월 탐사선 ‘창어 4호’를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의 뒷면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하고 사진까지 촬영해 미국을 긴장시켰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미국·중국·러시아 등 열강의 우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또한, 달에 있는 희귀자원(헬륨-3, 희토류 등)의 확보에도 목적이 있다.

희토류는 정제과정에서 심각한 폐기물을 발생시킨다. 독성가스는 물론, 산성폐수 중금속 아연, 카드뮴, 납, 방사선 등이 섞여 독성 폐수가 다량으로 발생하여 토양, 하천 지하수 등 심각한 환경 오염을 일으킨다. 이런 이유로 현재 미국에서 희토류를 생산하는데 허가가 나기 힘든 상황이다.

희토류는 스마트폰, 전자제품, 전기자동차, 전투기 등 고부가가치산업에 쓰이는 재료이다. 문제는 희토류 전 세계 생산량의 97%를 중국이 차지해  자원의 무기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2010년 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 당시 중국은 희토류 수출을 중단해 일본이 백기를 든 적이  있다.

이뿐 아니라 중국은 미국과 무역 갈등이 빚을 때 희토류 공급  중단을 협상 카드로 던진 적이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희토류 생산량을 늘리고, 대외 의존도를 낮추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미국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도 자원 확보와 연관이 있다. 미국은 중국보다 달에 먼저 탐사를 해서 희귀자원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우주 산업은 급성장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우주산업 규모가 2018년 3500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2040년 1조 1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켓츠 앤 마켓츠도 우주 관련 사업 중 위성 이미지 데이터 시장의 규모가 2026년 167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본다.

글로벌 기업들도 우주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GM은 록히드마틴과 함께 달 탐사 프로젝트에서 사용될 전기차 '루나 터레인 비이클(LTV)'을 개발하고 있다. 이 차량엔 최대 2명이 탑승할 수 있고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무인 상태에서 자율주행도 할 수 있다.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는 2019년부터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함께 달 탐사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연료전지를 동력원으로 하며 6개의 바퀴를 가진 이 '로버'는 4명이 탑승할 수 있고,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만 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 로버는 빠르면 2029년 달 표면에 실전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 우주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0월 누리호 기술을 이전받는 '체계종합기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선정했다. 업무 내용과 기술 이전 항목에 대한 협상까지 완료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체계종합기업으로 최종 확정되고, 누리호 3차 발사를 위한 사전 준비와 발사 운영에 참여하게 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지난 7월 국내 연구기관 6곳과 달 표면 무인 탐사 모빌리티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의체는 달 탐사 모빌리티에 요구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모빌리티를 달에서 운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달 표면을 탐사하기 위해서는 모빌리티에 탑재되는 과학 탐사 장비, 운용을 위한 소프트웨어, 우주 통신 기능 등의 기술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현대차·기아는 로봇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로보틱스랩을 포함해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설계, 우주 환경 대응, 특수장비 분야 등의 핵심 인력들을 모아 협의체를 구성했다.

아르테미스 1호 발사를 계기로 우주 신냉전이 본격화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뚜렷해진 아르테미스 연합체와 중국, 러시아와의 대결 양상이 그  증거다. 실제  러시아는 미국과 공동 운영해온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2024년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앙숙인 이란이 러시아와 우주개발 공동전선을 편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에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7월 아르테미스 탐사 협정에 가입했다. 세계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축으로 갈라져 달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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