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차 울산공장 홍보영상 캡쳐.
사진=현대차 울산공장 홍보영상 캡쳐.

“자사 차량의 품질과 관련해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 노사 상관없이 소비자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동호회·인플루언서 등 소비자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위는 현대차 관계자의 말이다.

최근 제네시스 ‘GV80’ 등 현대차 일부 신차의 품질 결함 지적이 잇따르자 현대차는 ‘자동차 품질 품평회’를 통해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현대차 동호회장·인플루언서 품질 진단 및 임직원 댓글 토론 ▲울산공장 고객 및 임직원 간담회 등이다.

소비자들의 가감 없는 비판은 내부 생중계로 공유돼 임직원들로 하여금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임직원들은 “까다로운 고객 눈높이를 감안한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스스로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되돌아본 시간이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동차 전문가는 현대차 품질 품평회를 어떻게 평가할까.  <이코리아>는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와 6일 통화를 갖고 의견을 들어봤다. 아래는 김필수 교수와 일문일답.

이번 현대차의 품질 품평회를 어떻게 바라보나.
최근 ‘GV80’ 디젤 엔진 문제 발생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점,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 조치하고 소비자에게 사과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점, 노사 양측이 문제를 인식하고 품질 제고를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품평회의 어떤 점이 과거와 다르다고 판단하나.
과거 정몽구 회장 체제일 땐 총수까지 내역이 보고되지도 않았었고 담당 책임자들은 버티기식으로 대응해왔다. 이후 정의선 부회장 체제가 본격화되면서 문제에 대해 즉각적인 대응으로 변화됐다. 대응방식의 변화 원인으로 SNS가 발달하면서 소비자 고발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문제를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자동차를 단순 이동수단으로 인식해왔던 과거와 달리 '움직이는 생활공간, 움직이는 가전제품'으로 자동차를 인식하는 현재, 품질 문제가 불거지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급추락할 수 있는 요소를 증장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 보니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대처가 도리어 위기에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논리를 가지기 시작했다고 본다. 

하지만 현대차의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분쟁에 따른 소비자의 불만은 사라질 것 같지 않다. 이에 대한 의견은?
한국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라든지 자동차 결함을 운전자가 밝혀야 하는 점에서 자동차 소비자를 위한 법·제도가 미약한 국가다. 이에 제작사에서도 벌금형을 감수하며 버티고 되는대로 끝까지 가자라는 논리가 컸다. 지금도 기울어진 운동장 꼴이지만 자동차 제작사가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하고 개선 의지를 보인다는 점에서 좋은 신호라고 보고 있고, 좀 더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실행해야 한다고 본다. 나아가 정부도 제작사에만 맡기는 태도보다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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