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병원에서 발생한 '자궁적출 사건'<뉴시스헬스 4월 11일ㆍ17일 보도>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전담간호사가 수술에 관여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 의료계 전반에 파장이 예상된다.

26일 H대학병원 등에 따르면 의사는 '수술 전 설명했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며 해당 간호사의 의료행위를 포함한 그 밖의 의혹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주요 포털사이트와 SNS 및 의료인 커뮤니티 등에 급속히 확산되며 'PA간호사'라는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 H병원 갈수록 '태산'…레지던트 대신 PA간호사?

PA(Physician's Assistant)는 수술실 전담간호사로 '의사를 보조하는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음성적으로 이뤄지며 업무 범위도 베일에 가려져 있다.

H대학병원의 경우 의사가 '자궁적출'에 대한 사전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동의서는 불법으로 PA간호사에 의해 작성됐고 의사 서명이 날조됐다.

특히 해당 간호사는 향후 '출산불가'에 대해 설명도 하지 않았고 수술동의서에 기재하지도 않았다. '전자궁절제술'이란 말이 써있을 뿐이다.

또한 H대학병원은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정부 지정기준에 부합하려면 산부인과 등 6개 전문과목에 레지던트가 반드시 상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규칙을 어겼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한 2012년 당시에는 기준에 부합하여 지정했으나 중간점검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관리ㆍ감독에 필요성을 발견해 검토 후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엇갈리는 책임공방…"의사 책임" vs "병원ㆍ간호사 책임"

의료계 관계자 A모씨는 "이번 사건은 보험수가도 낮고 비인기 과목인 산부인과에 레지던트가 오지 않자, 병원에서는 PA간호사를 이용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며 "수술방에서 PA간호사의 역할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료 관계자 B모씨는 "이 문제는 의사가 사전설명 없이 30대 여성의 자궁을 적출했느냐가 핵심"이라며 "문제를 확대해석 하기보다는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사전설명이 가장 중요한 문제지만 PA간호사 부분도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라며 "이 사건의 결과는 의료계 전반에 상당한 파급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환자 최씨는 "이번 일로 나뿐만 아니라 남편 역시 스트레스로 몸과 정신이 황폐화 되고 있다"며 "1인 시위라도 하고 싶다"고 눈물 흘렸다.

최씨의 남편 천모씨는 "병원 측에 수술동의서를 가져왔던 간호사를 만나게 해달라"며 "병원에 요구했는 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천모씨는 최근 과도한 스트레스로 유리창을 치는 등의 자해행위로 손에 깁스를 한 상태다.

한편 H대학병원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 연락을 피하는 등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향후 공식입장을 내놓을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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