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OS(운영체제) 회사의 수뇌부인 빌 게이츠 MS(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 의장에 이어 래리 페이지 구글 CEO(최고경영자)도 삼성전자를 직접 방문한다.

그만큼 글로벌 무대에서 삼성전자라는 브랜드가 지닌 가치와 잠재력, 시장 지배력을 글로벌 파워맨들이 공개적으로 인정, 삼성전자와의 관계를 더 긴밀히 갖고 싶어한다는 방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빌 게이츠 MS(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 의장은 지난 21일 오후 6시30분께 삼성전자 서초 사옥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사장 등을 만나 2시간 30분 정도 대화를 나눴다.

래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이자 CEO(최고경영자)도 26일께 방한해 삼성전자 경영진을 만날 예정이다.

MS, 구글의 수뇌부들이 연이어 한국을 찾는 것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글로벌 점유율이 30~40%대로 비약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삼성전자 이외에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탑재할 수 있는 하드웨어 제조사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애플은 자사의 OS인 iOS를 사용하고 있고 나머지 제조사들은 점유율이 현저히 낮다.

이들은 삼성과 함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와 관련된 사업의 협력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이날 빌 게이츠 의장도 "윈도8과 삼성 IT 기기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윈도8을 한 차원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도 주고받았다"며 "(윈도8이)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삼성이 도와주고 있는 만큼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윈도8은 전작 비스타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윈도8이 출시되면서 위축됐던 PC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PC 시장은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윈도8에 그 비난이 쏠리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9월 특허 크로스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별도로 윈도폰 개발과 마케팅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서 윈도8을 탑재한 스마트폰(아티브S)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시리즈와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모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내놓았다. 해외 주요 시장에서도 아티브S는 출시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윈도폰에 대한 마케팅을 멈춘 상황이다.

이번 빌게이츠 의장이 한국을 찾으면서 삼성전자를 방문한 것도 윈도폰의 확대와 마케팅을 부탁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도 26일 방한해 삼성전자 경영진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페이지 CEO가 방한하는 시기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4'를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 출시하는 시기와 맞물려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오픈 OS인 '타이젠'를 공개하면서 탈 안드로이드의 모습을 보이자 양사간의 불화설이 나돌고 있다. 갤럭시S4를 공개하면서 구글이나 안드로이드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자 일각에서는 삼성이 구글 의존도 줄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 역시 자사의 OS가 아닌 구글의 OS를 탑재하는 것에 대한 위험 요소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이에 구글 역시 삼성전자와의 만남을 통해 불화설을 잠재우고 협력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OS를 앞으로도 꾸준히 사용해야지만 구글 역시 검색 광고나 구글의 앱스토어인 플레이스토어의 이용료 등을 챙길 수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로 거듭나면서 어떤 OS를 채택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기업에서도 협력 증대를 위해 직접 한국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