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오륜대 한국순교자박물관>

[이코리아] = 다산 정약용의 무덤에서 출토됐다는 ‘십자가’가 진품 논란에 휩싸였다.

해당 십자가는 현재 부산의 ‘오륜대 한국순교자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다산연구소 측은 20일 “정약용 종손이 그 십자가에 대해 의혹을 제기해 천주교 서울대교구로부터 전시 품목 중 ‘십자가’를 제외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는 “9월 9일부터 11월17일까지 바티칸 박물관의 52개 전시실 중 하나인 ‘브라치오 디 카를로 마뇨’에서 한국 천주교회 230여 년 역사를 집대성한 한국 천주교 유물 203점을 전시한다”고 지난 8일 발표한 바 있다.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은 내부 통신망에 글을 올려 “발표 당시 의아한 생각이 들어 다산의 7대 종손인 정호영씨에게 전화를 걸어 다산의 묘소에서 십자가를 발견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황당무계해 했다”고 전했다. 박 이사장은 이어 “정호영씨는 다산의 장례를 치른 뒤로 지금까지 이장이나 파묘를 한 적이 없어 내용물을 확인한 바가 전혀 없는데 어떻게 십자가가 나올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고 전했다.

박 이사장은 “전시를 하려면 언제 어떻게 묘소에서 누가 발견하여 왜 부산의 순교자박물관에 보관하게 됐는지, 설혹 신자였더라도 다산은 순교자는 아닌데 왜 순교자박물관에 보관돼 왔는지 등의 의문점을 먼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학자인 다산이 천주교 신자였는지 여부는 정확하게 판명되지 않은 상태다. 학계에서는 다산이 한때 천주교 신자였으나 국법으로 금지한 뒤 천주교를 떠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십자가가 다산의 묘소에서 나온 것이 맞으면, 다산이 죽기 전까지 천주교를 믿은 것으로 간주돼 기존 학설은 수정이 불가피하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해당 십자가가 오륜대 한국순교자박물관에 보존된 경위에 대해 “후손이라는 분이 그 십자가를 기증했다”라며 “기증자의 신원과 십자가의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