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구속력 없어"

[이코리아] = 미래에셋생명보험과 IBK기업은행이 기업 오너들의 2세, 소위 '금수저'만을 위한 지나친 특혜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조사한 결과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013년부터 기업 오너들의 2세만을 대상으로 한 '차세대 CEO 프로그램'을, 기업은행은 경영인 2세만을 대상으로 하는 '미래경영자클럽'을 운영하는 등 기업오너 자녀들을 대상으로 특혜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생명의 차세대 CEO 프로그램은 기업 오너의 2세에 한해 중국 상하이로의 무료 인턴십 기회를, 기업은행의 미래경영자클럽은 경영인 2세들의 억 단위 해외 세미나에 상당한 예산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김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신입사원과 신입 보험설계사 교육 시 VIP 특혜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교육한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서민들이 낸 보험금이 금수저들에게 쓰이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차세대 CEO 프로그램 외 넥스트 리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금수저들을 위한 기회 제공에만 과도하게 힘을 쏟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기업은행이 주관한 해외세미나 비용 3억원 중 30%가 넘는 1억300만원을 은행 예산인 혈세로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경영전략세미나라던 해외세미나가 실은 사파리 투어부터 뗏목체험까지 세미나를 빙자한 금수저들의 관광여행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결국 기업은행은 기업 오너 2세들의 모임 형성, 친목 도모, 기업 간 정보 공유를 위한 그들만의 해외여행에 은행 예산을 낭비하고 있었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이처럼 금수저 특혜 프로그램에 쏟는 비용은 해마다 늘어나는데 비해 사회공헌비용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의 경우 연간 매출 4조원의 0.02%(9억원)만을 사회공헌에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대해 "딱히 법적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으니 금감원 측에서는 별 다른 입장을 표명할 수 없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주 의원은 "헬조선부터 흙수저 논란까지, 금융기관이라는 곳이 현 대한민국 사회의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회적 책임을 다해 어려운 청년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는커녕 청년세대의 양극화, 특권층을 양산하는데 일조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약물시험 아르바이트를 하다 사망하는 청년과 경영인 2세라는 이유로 무료 인턴십을 지원받는 금수저 청년들의 상반된 상황에도 법의 구속력이 없다며 손 놓고 있는 금융감독원의 태도도 용납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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