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STX조선해양 홈페이지)

[이코리아] = STX조선해양이 4조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받고도 회생이 어려워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회사 측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25일 주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의 재무상태를 조사한 결과 유동성 부족이 심각한 것으로 파악해 이달 말 부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25일 여의도 본점에서 한국수출입은행, 농협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이 참석한 채권단 실무자회의를 열고 추가자금을 지원하면서 자율협약을 지속할 경제적 명분과 실익이 없으며, 회사도 회생절차 신청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작 부도 위기를 맞은 STX조선해양 측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오늘 있었던 실무자 회의에 채권단 협의회만 참석했고 우리는 참석하지 않았다. 채권단에서 논의된 의제를 언론을 통해 접하면서, 곧 회사차원에서도 논의가 있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채권단 측에서 사전에 연락은 없었다. 채권단에서 모아진 의견이기 때문에 우리가 법정 관리를 신청해야 하는 날짜가 아직 정해지지도 않았다. 아마 다음달 쯤이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STX조선 측은 법정관리, 부도위기 등은 채권단끼리 협의한 결과이며, 아직 논의 내용을 검토중이어서 입장을 밝히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STX조선 관계자는 "우리들로서는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 오늘 갑자기 들은 이야기고 회사 측에서는 아마 법정관리가 들어가지 않을까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갑자기 접하니까 당황스럽다. 만약 부도가 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지금부터 대책을 논의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해외 투자 관련 대규모 손실 ▲무리한 저가 수주 지속 ▲강덕수 회장 등 기존 경영진의 모럴헤저드 등으로 경영위기에 직면해 지난 2013년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신청한 바 있다. 

산은은 외부전문기관의 진단 결과 유동성 부족이 심화돼 이달 말 STX조선해양의 부도 발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자율협약 체제에서 내년까지 수주가 남아 있는 선박을 정상 건조해 인도금을 받더라도 부족한 자금은 7000억~1조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특히 신규 수주가 없고 급격하게 건조 물량이 감소하면 부족자금의 규모는 확대되고 정상 건조가 불가능한 상황도 우려된다고 은행은 설명했다.

주채권은행이 추가자금을 지원하더라도 자율협약을 지속할 경제적 명분과 실익이 없으며, 회사도 회생절차 신청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채권단은 38개월 동안 4조원 이상을 지원했지만, STX조선은 지난 2013년 1조 5000억원의 손실을 냈고, 지난해에도 1820억원의 손실을 냈다.

산업은행의 이 같은 결정에 STX조선은 지난 2013년 자율협약을 신청한지 38개월 만에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에 실패하고 법정관리 절차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은 손실을 최소화하고 회사의 정상 가동을 위해 현재 건조 중인 총 52척 선박의 정상 건조를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조선사로서 기업 유지를 위하여 과감한 인적·물적 구조조정 방안 수립과 실행을 지원하며, STX중공업 등 관계사도 상당한 손실 발생이 생길 것으로 보고 신속하게 대응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산업은행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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