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김종인 대표가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피해 보상 전담 조직을 설치하겠다고 18일 밝혔다. (사진= 김지원 기자)

[이코리아] = 롯데마트(대표 김종인)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 발생 5년 만에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피해 보상 전담 조직을 설치하겠다고 밝혔지만, 피해자 가족들은 '진정성 없는 사과'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김종인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 발생 5년 만에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피해자들에게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 김지원 기자)

롯데마트 김종인 대표는 18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마트 PB상품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11년 8월 이후 가습기 살균제의 문제점이 계속 제기됐지만 '공식적으로 명확한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피해여부 확인이 어려웠다' 등의 이유로 원인 규명과 사태해결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와 환경부의 1, 2차 판정에 따르면, 지금까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자는 146명에 이른다.

이어 김 대표는 "이제는 더 이상 시간을 늦추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현재 검찰의 엄중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와이즐렉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과 협의하고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롯데마트는 피해자와 가족들에 대한 사과와 함께 피해 보상 전담 조직 설치, 보상금 재원 마련 등 피해 보상 진행 계획도 밝혔다.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의 아픔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기에 검찰 수사가 종결되기 전까지 피해보상 전담 조직을 설치하고, 보상금 재원 마련 계획 등을 철저하게 준비 하겠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또 "검찰 수사에서 인과관계가 밝혀지면, 그에 맞춰 피해자 가족들과 협의를 해 나갈 것이다.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 피해자가 많기 때문에 하나의 원칙만 가지고 해결하지 않을 것이다. 피해보상액은 100억원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롯데마트의 이 같은 사과에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진정성 없는 사과'라며 비난했다.

기자회견 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롯데마트의 사과가 '진정성' 없다고 주장했다. (사진= 김지원 기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롯데마트측이 피해자들과 그 어떤 협의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의 강찬호 대표는 "피해자 가족들은 롯데마트로부터 전혀 연락을 받지 못했고, 기자회견이 있는 것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 오늘 롯데마트의 사과가 진정성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로 아내와 둘째 아이를 잃은 안성우 유족 대표는 "롯데마트는 어떤 방식으로든 피해자 가족들에게 먼저 연락하고, 피해자 가족들이 올 수 있는 시간에 기자회견을 했어야 했다. 롯데마트의 일방적인 사과는 면피성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피해자 가족들은 가습기 살균제 관련 업체 뿐 아니라 정부도 적극적으로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사태가 심각한데도 환경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올해는 아예 피해신고조차 받고 있지 않다. 일부 피해에 대해서만 어떻게 해보겠다는 것은 사건 해결의 진정성에 의심을 품게 한다"고 말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자들이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은 피해자가 많이 발생한 제품 나열 순으로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애경 가습기메이트 ▲롯데마트 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 ▲세퓨 가습기살균제 등 14종이다.

14개 제품 중 검찰은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롯데마트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 ▲세퓨가습기 살균제 등 4개 제품이 폐 손상의 원인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피해자가 세 번째로 많은 롯데마트 PB상품인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도 수사 대상으로 포함 돼 관계자가 소환 조사 될 예정이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 사망자 146명 중 103명(70%)이 사용한 제품인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의 유통사 '옥시레킷벤키저'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확대된 지금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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