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리문화의전당 이인권 전 대표. (사진=한국소리문화의전당)

[이코리아] = "문화적 소통의 결핍에서 한국사회의 모든 문제는 비롯됩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문화소통의 사회적 기반이 되도록 하는 것이 절실합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강연, 저술, 칼럼 등을 통해 문화소통을 전파해오고 있는 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는 문화커뮤니케이터로서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대립과 갈등이 팽배해 있는 것은 수직적 가치관 때문이라고 7일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사회 갈등의 이유는 한글의 언어적 요소에서 찾을 수 있다"며 "한글이 과학적이기는 하지만 복잡한 경어와 호칭 체계를 갖춘 언어이다 보니 사회문화가 수직적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진사회의 언어구조를 보면 위계성과 복잡성이 없이 단순화된 수평적 언어구도를 갖고 있어 선진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유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인권 전 대표는 언어와 문화의 상관성에 대해 강조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류는 적어도 99% DNA가 같다며 민족성이 다른 이유는 일상생활에서 쓰는 구술언어가 만들어 내는 문화적 현실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국가의 선진화는 그 사회가 갖는 생물학적 유전자보다 문화적 유전자인 '밈'(meme)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라는 게 이 전 대표의 설명이다.

근래에 와서 소통이 가정, 조직, 사회에서 이슈가 되면서 '문화커뮤니케이션'(cultural communication)이 새삼 각광을 받고 있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객관적이고 평등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소통이라는 문화상대주의의 정신을 뜻한다.

커뮤니케이터(communicator)란 정보지식, 아이디어, 정책이나 정서를 대중들이 공감하도록 잘 전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을 의미한다.

이인권 전 대표에 따르면 요즘 우리사회에서 가정적으로 부모와 자녀, 부부 간, 사회적으로 노사, 세대, 계층 간에 나타나는 대립과 분열은 수평적 관계의 소통기술이 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언어에서 비롯되는 국가 간 문화 차이에 대해 수평적인 성격의 영어권 출신 사람이 수직적인 한국사회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 것을 예로 들었다. 이에 한국사회는 참다운 리더십이 발휘되기가 쉽지 않은 사회적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스스로가 문화커뮤니케이터가 될 수 있었던 요인을 "고등학교 시절부터 취미로 독파한 영어력 때문"이라며 "외국에 한번 나가지 않고 언어구조가 전혀 다른 영어를 오랫동안 터득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평적인 사고방식과 행동 패턴이 형성됐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012년 펴낸 '영어로 만드는 메이저리그 인생'이라는 책에서 영어 경쟁력으로 글로벌 시대를 석권한 문화예술경영자로서의 체험담을 서술한 바 있다.

이인권 전 대표는 "예술경영자로서 소통과 배려, 그리고 감성 공유를 통한 문화적 소통이 바로 경쟁력이 된다는 신념으로 지시적 통제보다 참여적 공감이 존중되는 조직문화 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전 대표는 규모 있는 공공 복합문화예술공간의 대표를 13년간 다섯 번 연임했으며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지식경영을 기반으로 한 대한민국 우수 최다 보임 기록의 예술경영인(CEO)으로 최초 인증을 받았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과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 문예진흥실장과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FACP) 국제이사 부회장,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 예술의전당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운영위원,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 부위원장과 상임위원을 역임했다.

또한 '아트센터의 예술경영 리더십', '예술의 공연 매니지먼트', '문화예술 리더를 꿈궈라' 등 10권 이상의 책을 펴냈다. 한국공연예술경영인대상, 창조경영인대상, 문화부장관상(5회)을 수상했으며 ASEM 25개국의 '아시아-유럽 젊은 지도자회의'에 한국대표단으로 참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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