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해태 연이어 '증량' 결정… 롯데 “아직 계획 없다”

롯데제과의 '빼빼로' (사진=롯데제과) 강주희 기자

'질소과자'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제과업체가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리온, 해태 등 일부 업체들이 가격 인상 없이 중량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반면 롯데제과는 정반대 행보를 보여 소비자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 지난 4월 '초코빼빼로' 가격을 960원(대형마트 기준)으로 유지하면서 중량을 52g에서 46g으로 줄였다. 같은 가격의 '아몬드 빼빼로'와 '땅콩 빼빼로'도 중량을 39g에서 36g으로 줄였다.

대용량 '초코 빼빼로'(3840원)도 중량을 기존 208g에서 184g으로 줄였지만 가격은 그대로다. '드림카카오 72%', '드림카카오 56%'도 중량은 90g에서 86g으로 줄였다. 제품 중량에 대한 정보도 홈페이지에 게시되지 않았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과자 중량을 늘리는 방안은 아직 없다"며 "일부 업체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용량을 줄인 것에 대해서는 "최근의 일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중량은 늘리고 가격은 유지하는 '착한 포장'의 스타트는 오리온이 끊었다.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만족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오리온은 20일 간판 제품인 '초코파이'를 가격 인상없이 용량은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초코파이의 개당 중량은 35g에서 39g으로 늘어난다. 지난 2013년 중량 변동 없이 개당 333원에서 400원으로 올린 지 2년 만이다.

오리온과 해태제과가 가격인상 없이 과자 중량을 늘렸다. 왼쪽부터 오리온제과의 '초코파이','포카칩', 해태제과의 '구운양파' (사진=각 업체 홈페이지) 강주희 기자

오리온은 지난 8월에도 감자스낵인 포카칩의 용량을 10% 늘리되 가격은 동결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대표 상품을 잇따라 증량한 것은 매우 어려운 결단이었다"라며 "제품 증량으로 약 70억원 가량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해태제과도 지난 1월 구운양파, 구운인절미(56g)를 70g으로 늘렸다. 구운양파는 116g에서 140g, 구운오징어를 56g에서 70g으로 증량했다.

제과업체들이 추가비용을 들이면서 증량에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과대 포장으로 추락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수입과자 판매가 급증하면서 제과업체들의 증량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에 따르면 수입과자 수입 규모는 지난 2009년 2억1629만 달러 규모에서 2014년 4억3630만 달러로 2배 이상 늘어났다.

반면 국내 제과업체들의 영업이익은 계속 하락했다. 나이스신용평가 조사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제과업체 4사의 합산영업이익은 2011년 3248억 원에서 2014년 2119억원으로 34.8%나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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